닫기 공유하기

최순실 게이트에 ‘박정희 선긋기’ 나선 이낙연 지사

일본 출장 중 기념사업회에 사퇴 내용증명 우편

[편집자주]

이낙연 전남지사© News1
이낙연 전남지사가 현 '최순실 정국'과 관련해 박정희 전 대통령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과의 '확실한' 선긋기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지사는 7일 정홍원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추진위원장에게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 '부위원장 사퇴와 광화문광장 동상 건립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이 지사는 내용증명 우편에서 "추진위가 광화문광장에 박정희 대통령 동상을 건립하는 방안을 명확히 취소하지 않으므로 부위원장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광화문 동상 건립 같은 우상화에는 동의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참석하지도 않은 11월 2일 추진위 출범식에서 불쑥 보고된 광화문광장 동상 건립안에 마치 찬동한 것처럼 공표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무례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번 문제를 분명히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 글을 올린다"고 맺었다.

6일부터 투자유치를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이 지사가 내용증명우편까지 보내 부위원장 사퇴 의사를 긴급하게 밝힌 데는 현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과의 확실한 선긋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자칫 자신의 향후 정치가도에 두고두고 오점이 될 수 있는 꼬리표를 확실하게 자르고 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일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추진위 부위원장 수락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자신의 SNS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박정희 기념관 건립을 결정하고 동참하며 동서화합을 통한 국민통합에 노력한 사실을 참고했다"며 "부위원장을 맡는 것은 재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어 3일 밤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광화문광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려 하는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정홍원 위원장께 전화와 문자로 알렸다"고 재차 밝힌 바 있다.

이 지사가 4일만에 또다시 해외출장에도 불구하고 내용증명우편을 보내 부위원장 사퇴를 못박은 것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행여 '최순실 게이트'의 유탄이 자신에게 튀는 것을 미리 방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달 4일 한 신문과 인터뷰에서 "현재 자문 두뇌집단과 국가과제를 1년 반 동안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며 대권도전에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향후 이 지사의 정치행보에 박정희, 박근혜는 별다른 도움이 될 수 없다는 분석이 크게 작용한 것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