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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그아웃①]'쇼핑왕' 신데렐라 로맨스→힐링 성공한 이유

[편집자주]

'쇼핑왕 루이'가 시청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힐링 드라마가 됐다. 재기발랄한 캐릭터부터 만화적인 설정까지, 기존 드라마와는 분명 차별되는 지점들도 많아 호평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뭉실 커플' 루이(서인국 분)와 복실(남지현 분)의 따뜻한 러브 스토리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존 드라마에서도 따뜻한 러브 스토리는 종종 있어왔고, '쇼핑왕 루이'도 여주인공을 통해 어느 정도 신데렐라 스토리를 그려내긴 했지만 확실히 다른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다.

지난 10일 밤 10시와 11시 연속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극본 오지영 / 연출 이상엽)는 15,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쇼핑왕 루이'는 복잡한 소비의 도시,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온실 속 기억상실남 루이와 오대산 날다람쥐 넷맹녀 고복실의 파란만장 서바이벌 로맨틱 코미디로, 배우 서인국과 남지현, 윤상현, 임세미, 오대환 등이 출연했다. 

'쇼핑왕 루이'가 지난 10일 종영했다. © News1star / MBC '쇼핑왕 루이' 캡처
'쇼핑왕 루이'가 지난 10일 종영했다. © News1star / MBC '쇼핑왕 루이' 캡처

'쇼핑왕 루이'는 방송 전 지상파 3사 수목드라마 중 최약체로 분리되곤 했었다. 동 시간대 경쟁작인 공효진과 조정석의 SBS '질투의 화신', 김하늘과 이상윤의 KBS2 '공항가는 길' 등과 비교했을 때 여러모로 시청률 우위를 차지하기 어려워 보였다. 재벌남 설정과 미니시리즈 주연 경험이 전무한 남지현이 주인공을 맡았고, 검증되지 않은 신인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는 점에서 그랬다. 

시청률 5.6%(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한 후, 7회까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10%대까지 시청률이 치솟았다. 지난달 20일 방송된 9회 이후 줄곧 시청률 10%대를 유지했고, 12회 때는 시청률이 11.0%까지 육박했다. 10회는 '질투의 화신'과 시청률 공동 1위를 차지했고, 11회와 12회는 단독 정상에 등극했다. 13회는 '질투의 화신'에 밀려 2위로 하락했으나, 다시 14회로 정상을 탈환했다. 

이처럼 '쇼핑왕 루이'의 선전이 가능했던 이유에는 여타 드라마와 달리 '힐링 메시지'가 부각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억을 잃은 루이와 도시 생활이 처음인 고복실이 서로 의지하다 자연스레 사랑을 키워가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미소를 자아냈다. 서로가 "내 편"이라며 어깨를 내주고,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마중 나와준 이의 품이 얼마나 따뜻한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힐링했다. 

순수하고 맑은 루이와 고복실 캐릭터도 한몫했다. 그래서 '쇼핑왕 루이'는 루이가 기억을 되찾아도 고복실을 단 번에 화려한 신데렐라로 만들지 않는다. 루이와 고복실은 계속해서 서로를 사랑하지만, 고복실의 평범한 일상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계속됐고, 루이는 좀 더 성숙한 남자 어른이 돼가는 과정을 거치곤 했다. 고복실이 다시 재벌 2세가 된 루이를 등에 업고 업무에서도 돌연 승승장구하는 과정은 어디에도 없다. 

'쇼핑왕 루이'의 선전은 그래서 시청자들에게도 기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물들과 세상을 온전히 온기 어린 시선들로 바라본 덕에 시청자들의 마음마저 따뜻하게 만든 것. 백선규(김규철 분)와 그의 딸 백마리(임세미 분)가 악역에 해당되긴 했지만 어딘가 어수룩하고 허당기 넘치는 부녀의 모습은 귀엽게만 보였다. 나를 믿어주는 내 편이 소중하고, 상대방을 위한 성숙한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준 뭉실 커플은 사랑받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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