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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기 맞은 화장품 유통…브랜드숍 지고 홈쇼핑·온라인몰 뜬다

메디힐·A.H.C 급부상에 미샤·네이처리퍼블릭 긴장
'파이' 뺏긴 기존업체들…히트상품 못내 부진 빠져

[편집자주]

애경 '에이지 20’s 에센스 커버팩트'© News1
애경 '에이지 20’s 에센스 커버팩트'© News1

화장품 업계의 성장 축이 브랜드숍에서 홈쇼핑·온라인몰로 이동하는 격변기를 맞은 가운데 이 시기를 잘 파고든 후발 브랜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매장을 직접 방문하기보다는 온라인 및 홈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패션에 이어 화장품 유통 구조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 매년 '3배 폭증' 무서운 성장세…미샤 3위 자리 위기

23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 엘앤피코스메틱, 카버코리아, 클레어스코리아 등 후발 업체들이 홈쇼핑 채널에서의 '히트상품'에 힘입어 원브랜드숍으로 성장한 미샤와 네이처리퍼블릭 등 중견 화장품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브랜드들은 브랜드숍을 확장하기보다 홈쇼핑에서 이름을 알린 후 중국 여성들을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이들 제품이 한류 스타들의 피부 비결로 알려지면서 면세점과 중국에서 대박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홈쇼핑을 통해 화장품 사업을 크게 키운 대표적인 업체로는 '견미리 팩트'를 히트 친 애경과 '얼굴에 바르는 아이크림' 콘셉트 제품으로 급성장한 카버코리아가 꼽힌다.

애경에 따르면 최근 2013년 9월 출시한 '에이지 20's 에센스커버팩트' 한 제품의 누적매출이 2000억원을 돌파했다. 홈쇼핑에 론칭한 직후 '견미리 팩트'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애경은 올해 에이지 20's 에센스커버팩트 제품과 '왕홍 마케팅'을 접목해 면세점 채널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시내면세점에 처음 입점한 이후 10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힘입어 애경은 전체 화장품(두발용·인체세정용 포함) 생산 실적에서 업계 3위를 기록했다.

애경 관계자는 "애경산업이 직접 제조한 에센스 커버팩트는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먼저 인정받은 제품"이라며 "이러한 사실이 중국에서 입소문 나면서 면세점 채널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브랜드숍 없이 잘 크는 후발업체들…'K-뷰티' 열풍 덕분 

홈쇼핑 채널을 시작으로 'A.H.C 아이크림' 돌풍을 일으켜 급부상한 카버코리아도 올해 4000억원 매출 달성을 노리고 있다. 상반기에만 약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매출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A.H.C 아이크림은 올 상반기 GS샵에서 판매량 2위, CJ오쇼핑에서 4위를 기록했다. 올해엔 중국을 강타한 국산마스크팩 돌풍 덕분에 최근엔 'A.H.C 하이드라 수더 마스크' 제품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A.H.C 관계자는 "중국의 광군제 기간 총 115만개의 마스크팩을 판매해 티몰 국제관 마스크팩 카테고리 판매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며 "한류 연예인과 셀럽들의 피부 비결은 마스크팩이라고 알려지면서 국산 브랜드가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힐마스크팩 브랜드를 보유한 엘앤피코스메틱은 올해 4100억원 매출 달성을 앞두고 있다. 이는 기존의 화장품 브랜드숍 순위에서 3위 자리를 지키던 에이블씨엔씨 미샤를 추월해버리는 규모다.

이 업체 매출은  2013년 91억원에서 2014년 570억원, 지난해 1888억원으로 매년 3배 이상 매출이 폭증했다. 영업익 부분에서도 2013년부터 7억원, 181억원, 534억원, 올해는 1000억원 이상 달성할 것으로 예상돼 미샤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메슈티컬 수분크림을 내세운 닥터자르트도 올해 상반기 기준 10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 역시 반년 만에 지난해 매출액(863억원)을 뛰어넘은 것으로 토니모리와 대등한 20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닥터자르트는 브랜드숍을 열기보다는 올리브영, 롭스 등 헬스&뷰티숍과 온라인 채널 위주의 판매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엔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에 입점해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숍을 열지 않더라도 제품력을 바탕으로 인지도를 쌓을 수 있는 시대"라며 "그동안 화장품 업체들의 주록 유통 채널이었던 브랜드숍의 영향력이 지속해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홈쇼핑과 온라인몰을 통해 성장한 신규 브랜드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면서도 "많은 여성들은 화장품을 구매할 때 일단 발라보고 구매해야한다고 여기고 있어 이들도 플래그십 등 오프라인 매장을 열지 않을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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