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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기 어렵네" 새내기 헤지펀드 수익률 암울

새내기 헤지펀드 165개 중 88개가 손실

[편집자주]

올해 신규 진입한 새내기 헤지펀드들이 현실의 쓴맛을 봤다. 절대 수익은커녕 손실이 발생했고, 일부는 설정액이 10억원을 밑돌았다.

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신규로 전문사모집합투자업 인가를 신청한 업체는 모두 78개이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줄줄이 운용사 설립에 나섰다.

그러나 신규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신통치 않다. 전략과 기간에 따른 차이가 있지만, 올해 헤지펀드를 처음 선보인 48개 운용사의 연초부터 지난달 23일까지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0.03%였다. 165개 펀드 중 절반이 넘는 88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달 4일 설정된 '토러스대체투자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1호'의 수익률은 -25.07%로 가장 부진했다. '토러스대체투자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2호'도 -19.57%로 우울하긴 마찬가지였다. 증권사 인하우스(In house) 헤지펀드로 관심을 받았지만, 손실이 컸다.

같은 기간 디에스자산운용의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종류C-S'와 타이거운용의 '5-12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각각 –17.25%, -12.01%로 기대를 밑돌았다.

그나마 공모주나 메자닌에 투자한 헤지펀드들이 수익을 냈다. IPO 전략을 쓰는 '웰스 공모주 전문투자형 사모 투자신탁 제1호'는 연초 이후 31.9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전략인 '인벡스 공모주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종류C-s)'도 수익률이 25.03%로 우수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하면서 롱숏전략을 쓰는 헤지펀드의 성과가 부진했다"며 "공모주와 메자닌 전략이 그나마 먹혔지만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새내기 헤지펀드 수익률>
<새내기 헤지펀드 수익률>

수익률이 부진하다보니 자금 모으기도 쉽지 않았다. 지난달 23일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의 전체 설정액(6조6615억원) 중 신규 운용사 설정액은 3조1721억원이다. 신규 헤지펀드가 165개로 기존 헤지펀드(59개)의 3배 수준이지만, 규모는 기존 펀드들이 컸다.

심지어 썬앤트리의 '공모주분리과세하이일드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2호'는 설정액이 2억원에 불과했다. '이퀄 Lion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Class C-S'도 3억원에 그쳤다. 설정 기간이 짧은 탓도 있지만 수익률 부진과 경험 부족이 원인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검증이 안 된 헤지펀드에 큰돈을 맡기기는 한계가 있다"며 "시간이 지나고 트랙레코드가 쌓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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