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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컴맹'이라던 최순실, IT기술 활용 교육법 특허 출원

주소·내용 등 보면 최씨 특허출원 유력…IT용어·개념 담겨
'태블릿 PC 소유주·최씨 사용여부' 의혹 풀 단서될 수도

[편집자주]

<br />최순실씨가 출원인으로 기재된 '인터넷을 이용한 몬테소리 교육방법' 특허신청서 일부. © News1

최순실씨가 출원인으로 기재된 '인터넷을 이용한 몬테소리 교육방법' 특허신청서 일부. © News1

최순실씨가 15년 전 자신의 이름으로 IT기술을 활용한 교육방법에 대해 2건의 특허를 출원한 정황이 확인됐다. 

정황이 사실이라면 '최씨가 컴퓨터, 태블릿 PC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주장들과 배치될 수 있어 주목된다.

9일 <뉴스1> 취재 결과 최씨는 2001년 6월 '인터넷을 이용한 영재교육 방법'과 '인터넷을 이용한 몬테소리 교육방법' 두 건에 대한 특허실용을 신청했다. 신청서에는 출원인과 발명자 모두 '최순실'로 기록됐다. 몬테소리는 이탈리아의 의학박사 마리아 몬테소리가 창안한 교육법이다

특허 출원 인물을 '최씨'와 동일인물로 볼 수 이유는 신청서에 최씨의 주소가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으로 쓰여 있고 '몬테소리 교육' 관련 특허를 신청해서다. 최씨는 1985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몬테소리 교육으로 유명한 A유치원을 열었다고 알려졌다. 2001년 최씨는 A유치원 사명이 들어간 온라인 도메인 주소를 상표출원하려고도 했다. 또 지난달에는 최씨가 1993년 '한국 몬테소리 교사 교육실태에 관한 조사연구' 논문을 발표한 사실이 보도됐다.

10여 페이지 분량의 두 특허신청서에는 IT 용어와 개념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두 특허는 '운영서버를 두고 인터넷 통신망을 활용해 사용자 PC로 몬테소리 교육법을 교육하겠다'는 게 주 내용이다.

특허 신청서를 자세히 보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유아교육을 위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운영서버' '콘텐츠를 운영서버에서 제공받는 사용자 PC' '홈페이지 및 각종 디렉토리를 제공하는 웹서버' '독자 브라우저를 통한 인터넷 접속으로 회원간의 메시지 수발 지원' 등 일정 수진 IT 지식이 있어야 쓸 수 있는 문장이 많다.

신청서는 이같은 내용에 대해 '이 기술 분야에 숙련된 사람에 의해 첨부된 도면을 참조해 발명의 바람직한 실시예로 상세하게 기술한다'고 쓰여 있다.

최순실씨가 출원인으로 기재된 '인터넷을 이용한 몬테소리 교육방법' 특허신청서 일부. © News1

하지만 두 특허출원은 2003년 모두 거절됐다. 당시 특허청은 거절 사유서에서 '2000년 이미 동일한 특허가 있었다'고 밝혔다. 특허청 관계자는 "이미 등록된 특허가 있는지 모르고 특허를 출원하는 경우는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씨가 직접 두 특허신청서를 작성할 정도로 IT 지식이 있는지, IT지식없이 전문가의 의견을 나열만 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변리사 B씨는 "2000년 당시 IT 관련 특허 신청이 붐이었다"며 "법률지원을 맡는 변리사도 출원인이 특허내용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까지 확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변리사 수임료는 평균 250만원으로 1999년 당시 대기업에 들어간 대학생 초임연봉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그만큼 돈이 들어가는 일이라 특허를 통한 사업성이 중요한데, 출원인이 특허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허신청서만 보면 최씨가 '컴맹'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시 특허출원에 대한 법률지원은 변리사인 C씨가 맡았다. C씨의 행적은 묘연하다. 변리사 B씨는 "C씨가 운영한 법률사무소는 2008년 폐업했다"며 "변리사협회에 확인한 결과 같은 해 C씨는 직접 신청하는 방식으로 변리사 자격을 말소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최씨가 태블릿 PC를 사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컴맹이라는 주장은 여러 차례 제기됐다. 지난달에는 최씨의 측근인 D씨가 "원장님(최씨)은 한마디로 '왕컴맹'"이라고 한 말을 보도한 언론매체도 있었다. 

7일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최씨의 측근인 고영태씨는 "(최씨가)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것을 한 번도 못 봤다"고 말했다. 고씨는 "(최씨가) 컴퓨터에서 USB로 옮겨서 다시 태블릿PC로 옮긴다든지 그런 작업을 아예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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