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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지는 미러관계 속 한러관계 훈풍 맞나…동북아 새기류

美트럼프, 친러 행보 가속…한러관계 장애물 사라질 듯
외교당국, 극동개발협력 등으로 실질협력 확대 방침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소원했던 미러관계가 본격적인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한러관계에도 훈풍이 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차기 미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렉스 틸러슨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를 내정하는 등 친(親) 러시아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인 잭 킹스턴 전 하원의원(공화·조지아)은 지난 주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해제될 수 있음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푸틴과 대립각을 세웠던 오바마 행정부와는 달리 내달 20일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발 대(對)러시아 우호정책이 전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미러관계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 이는 한러관계에도 청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과 러시아의 불화는 그간 한러관계 발전에 큰 장애물이었다. 일례로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러시아 전승절 70주년 행사에 불참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대 러시아 제재 해제를 추진하는 등 미러관계 복원에 나선다면 한러관계에도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모멘텀이 형성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시대 미러관계는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대 러시아 관계에 장애물이 사라진다는 뜻으로 한러 관계도 진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국제정세에 흐름에 따라 우리 외교 당국도 러시아와의 접촉면을 늘리는 시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우리 정부는 러시아와 오는 23일 모스크바에서 차관급 전략대화를 개최한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블라디미르 티토프 러시아 외교부 1차관이 참석하는 이번 '제5차 한-러 전략대화'에서 양측은 한반도 정세뿐 아니라 지난 9월 양국 정상회담 시 논의된 다양한 협력 사업의 후속조치 이행 현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러시아가 극동개발 협력에 적극적인 입장인 만큼 이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극동개발 협력과 관련 영농이나 수산업, 인프라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아도 의미있는 성공사례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극동지역은 러시아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라서 러시아의 개발의지가 크다"면서 "3차 동방경제포럼이 내년 9월 개최될 예정인데 러시아는 그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고 싶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당국자는 "이번 차관급 전략대화 외에도 내년 상반기 외교부 차관보가 수석대표로 참여하는 극동시베리아 분과위가 개시되는 등 각종 협의회를 통해 러시아와의 실질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러 관계가 상승기류를 탈 경우 러시아를 우리 대북정책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는 기회 또한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과 경제·군사적으로 밀접한 러시아를 통해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커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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