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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측 "대통령 계속 맡겨야"…예수, 색깔론 등장(종합)

"사소한 잘못 인정되더라도 파면보다 이익"
"예수도 십자가 졌다…다수결 위험할 수 있다"

[편집자주]

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헌재소장 등 재판관 9명 전원이 참석해 자리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2차 공개변론기일이 진행되고 있다. 2017.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헌재소장 등 재판관 9명 전원이 참석해 자리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2차 공개변론기일이 진행되고 있다. 2017.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탄핵심판에서 "대통령에게 국정을 지속적으로 맡기는 것이 훨씬 큰 이익"이라며 탄핵기각을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는 '예수 십자가', 색깔론까지 동원됐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이중환 변호사(57·사법연수원 15기)는 5일 오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진행된 탄핵심판 사건 2회 변론기일에서 "대통령의 일부 사소한 잘못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직을 파면하는 것 보다 이익"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 변호사는 "범행의 명확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해 직무를 정지시키고 파면을 청구하는 것은 대통령을 과도하게 공격하는 것"이라며 "(탄핵이 인용되면) 견제와 균형이 파괴한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탄핵심판 과정에서 대통령에 대한 오해와 의심이 모두 해소되고 탄핵안이 기각돼 헌법이 수호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탄핵소추의결서에 기재된 사유 모두를 부정했다.

그는 최순실씨(61·구속기소) 등에 의한 국정농단 부분에 대해 "40년 지인인 최씨의 지극히 일부 의견을 청취해 국정운영에 조금 참조한 것"이라며 "결코 비선조직이 국정에 관여하도록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고위 공무원을 최씨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람을 임명한 부분 등에 대해서는 "적법한 법률 절차를 거쳐 임명했다"며 "대통령이 적법한 임명권을 행사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에 대해서도 "사고 발생 이후 승객 구조상황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며 "국가안전실장 등을 통해 사고 수습에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삼성 등 대기업에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을 요구했다는 소추 사유에 대해서는 "최순실씨와 공모해 형사소송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측 탄핵 심판 법률대리인단인 채명성·이중환·손범규 변호사.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박근혜 대통령측 탄핵 심판 법률대리인단인 채명성·이중환·손범규 변호사.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 변호사에 이어 발언하게 된 서석구 변호사(72·3기)는 검찰 및 특검수사의 정치적 중립성, '스모킹건'으로 꼽히는 태블릿PC, 촛불집회와 관련된 북한의 언론보도 등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탄핵사유의 증거로 제출된 검찰의 공소장은 검찰의 의견에 불과하다"며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고 공범이라고 단죄하는 나라는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서 변호사는 "특검에 의해 임명된 (윤석열) 특검 수사팀장은 노무현 정권 때 특채로 유일하게 임명된 검사"라며 "왜 하필 그런 사람을 팀장으로 임명했냐"고 지적했다.

서 변호사는 "이런 특검의 수사는 저희들로서는 도저히 증거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특검 수사를 어떻게 우리 국민 누가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소추 사유에 포함된 촛불집회도 문제 삼았다. 서 변호사는 "북한의 노동신문은 '김정은의 명령에 따라 남조선이 횃불을 들었다'고 하고 있다"면서도 "탄핵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남조선 언론이 여기에 동요한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이어 "촛불민심이 국민의 민의라고 주장하는데 촛불집회를 주도한 세력은 민중총궐기 투쟁본부이고, 투쟁본부 세력은 민주노총"이라며 "촛불민심은 국민의 민심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JTBC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와 관련해 검찰에 증거로 제출한 태블릿PC도 의심했다. 서 변호사는 "태블릿PC는 2대가 있다"며 "하나는 고영태씨가 제출한 것이고, 하나는 JTBC가 제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씨를 처음 고발한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도 문제 삼기도 했다.

발언이 길어지자 국회 소추위원인 권성동 의원은 "탄핵소추 사유가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진술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와 관계 없이 시위를 누가 주도했는지, 단체성격이 무엇인지 등 탄핵소추 사유와 무관한 얘기만 계속하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재판장 박한철 헌재소장은 "구체적으로 더 할 말이 있으면 서면으로 제출하라"며 "소추의견에 대한 의견만 간략하게 제출하라"고 제지했다.

이에 서 변호사는 "소크라테스도, 예수도 검증재판에서 십자가를 졌다"며 "다수결이 언론기사에 의해 부정확하고 부실한 자료로 증폭될 때 다수결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신문이 한국언론을 극찬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며 "북한이 남침에도 한국을 지켜주신 신의 섭리가 헌재를 보호할 것을 기도드린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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