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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가계부채 계획 보니 올해 시행은 하나도 없다

탄핵 정국에 대내외 불안, 경제정책 '수비'에 치중
조기 대선 시 수정 불가피 '현실론'도

[편집자주]

임종룡 금융위원장 © News1
임종룡 금융위원장 © News1

금융위원회가 5일 기획재정부 등 4개 경제부처와 함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올해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대내외 불안요인을 고려해 금융시장과 민생 안정, 정책금융 역할 강화 등에 주력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 산적한 리스크 요인 탓에 금융 당국의 중점 추진과제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방점이 찍혔다. "금융 부문의 '방파제'를 탄탄하게 쌓고 민생안정에 매진하겠다"는 말로 요약된다.

방어에 치중한 탓인지 세부 과제별로 새롭거나 참신한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책은 '상환능력이 없는 차주는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다'는 원칙적 수준에서 '여신심사 선진화 로드맵'의 일정표를 공개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금융회사들이 자율적으로 적용하도록 하고 2019년 여신심사 관리기준으로 정착시키겠다는 내용이다. 연내 단기 추진 과제엔 여신심사 표준모형을 개발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소득 산정방식을 합리화하는 정도만 포함됐다.

청년 창업자 등 비근로 소득자의 장래소득을 인정해 DTI 산정 시 소득을 늘려주는 방안은 당장 돈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젊은 세대'의 빚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차주의 장래소득 증가 가능성과 소득의 안정성 여부에 대한 정량화된 평가가 가능하냐는 시각도 있다.

구조조정 대책과 관련해서 올해 또다시 유동성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큰 대우조선해양 처리 문제나 약화한 해운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대책은 빠져 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잠재부실업종 리스크를 점검하겠다"는 정도다.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가능성으로 정부에 적극적인 정책 의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론도 나온다. 4~5월 대선이 치러지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경제 정책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처럼 정국이 혼란스럽고 비상 경제 상황에선 '수비수'의 역할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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