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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보수신당은 수구보수신당?…선거연령 하향 '오락가락'

원내 주축 선거연령인하 반대속 하루만에 결정 번복

[편집자주]

 
 
개혁보수신당이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번복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개혁보수신당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은 지난 4일 열린 창당준비회의에서 현행 만19세인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은 이날 오후 주호영 원내대표 등 주요 멤버들이 반대의사를 밝혔고, 결국 지난 5일 추후 토론을 거쳐 당의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에 박지원 국민의당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역시 청년 문제에 관심이 없고 두려워한다"며 "개혁보수신당 당명을 수구보수신당으로 개명하라"고 비판 했다.

이처럼 선거연령 하향 조정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한 것은 이번 개혁보수신당의 입장에 따라 향후 대선 정국이 크게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야권으로서는 개혁보수신당에서 선거연령 하향조정에 대한 긍정적 신호가 떨어지자 속전속결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기존에는 새누리당의 반대로 관련 법안 통과가 어려웠지만, 개혁보수신당이 찬성만 하면 선거연령 하향조정에 대한 법안을 신속처리 안건으로 올려 대선 전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쟁점 법안을 신속처리 안건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5분의3(180석)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더불어민주당(121석), 국민의당(38석), 정의당(6석)과 함께 개혁보수신당(30석)이 동의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선거 연령이 낮아질 경우 일반적으로 보수진영보다는 진보진영에 유리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집회에 10대들의 참여가 부각되는 등 10대들의 정치 참여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에 개혁보수신당의 선거연령 하향조정 번복은 이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개혁보수신당의 한 의원은 "이것은(선거연령은) 기본적으로 원내대표 결정 사안"이라면서 "기본적으로 고3 학생은 부모와 선생님한테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나이다. 독자적인 (선거권을) 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혁보수신당 의원은 선거연령 하향 조정 번복과 관련 "앞서 회의는 원외위원장이 중심이 돼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원내대표가 없던 상황에서 결정된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표면적으로는 이번 번복사건이 회의 진행 과정에서 일어난 오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고3 학생들에 대한 선거권에는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것이다.

이에 개혁보수신당으로서도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이미 야권 등에서는 선거연령하향 조정이 이슈로 떠오른 상태에서 발을 빼기가 다소 애매해진 것이다.

또 당 내부에서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선거연령 하향 조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자칫 당내 분란의 씨앗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연령 하향 조정이 '취소'가 아닌 '추후 토론'으로 이어진 것 역시 이같은 상황을 모두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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