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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업무공백 현실로?…법 개정할 국회 '나몰라라'

업무공백 현실화되면 불법보조금 등 시장혼탁 우려도

[편집자주]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7.1.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7.1.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방송통신위원회 업무공백이 현실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5명의 상임위원 임기가 3월말에서 4월초 끝나지만 탄핵정국으로 후임 인선이 어려워 법 개정을 통한 '한시적' 임기 연장이 현실적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정작 정치권에서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일 방통위 및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에 따르면 임시국회가 가동되고 있는 현재 미방위 내에서 방통위 상임위원 임기 만료와 관련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홍 부위원장과 이기주 위원, 김석진 위원은 오는 3월 26일자로 임기가 만료되고, 최성준 위원장은 4월 7일자로 임기를 마친다. 가장 늦은 고삼석 위원의 임기도 6월 8일자로 끝난다.

방통위 상임위원 5명 가운데 위원장을 포함한 2명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나머지 3명은 야당에서 2명, 여당에서 1명이 추천한다. 5명 중 3명이 회의에 참석해야 의결을 할 수 있어서 사실상 3월 26일 이후 업무마비 상태에 이르게 된다.

때문에 일각에서 방통위 설치법을 개정해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상임위원의 임기는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내용을 추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안 처리를 담당하는 미방위 의원들은 방통위 상임위원 임기 만료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여당 소속 미방위 한 관계자는 "방통위 업무공백과 이에 따른 임기 연장 등의 방안에 대해 미방위 차원에서 전혀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야당 관계자도 역시 "분명 미방위 차원에서 지켜봐야 하는 문제이지만 언급된 적은 없었다"며 "현재 임시국회 상황에서 여야간 쟁점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에서 멀어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업무공백이 현실화될 경우 방송통신 시장이 혼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G6'가 2월말 공개 이후 3월 출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방통위 업무공백 시기에 불법 보조금이 살포될 공산이 크다.

또 SK텔레콤과 케이블TV 사업자의 '동등결합상품'이 1분기내 출시될 경우 결합상품 시장을 둘러싼 사업자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져 불법영업도 우려된다.

미방위 한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인용이 2월말까지 나온다면 4월에 조기대선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그럴 경우 4월 7일 최성준 위원장 임기 만료 이후 업무공백은 길어야 한달 수준이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통위도 애를 태우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등의 중요 이슈는 상임위원 임기 전에 끝낼 수 있다"면서도 "우리가 나서서 국회에 대놓고 상임위원 임기를 연장해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미방위는 이날 오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 미쟁점 법안 16개를 우선 처리할 예정이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방송법 개정안 등은 추후 법안소위를 열어 심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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