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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에도 이머징 활황…"中 주식·韓 원화 최고"

"美 긴축은 성장 상징…이머징 7개월 최장 랠리"

[편집자주]

중국 동부 저장성의 항저우 소재 한 수퍼마켓 © AFP=뉴스1
중국 동부 저장성의 항저우 소재 한 수퍼마켓 © AFP=뉴스1

미국 연방기금금리가 인상됐지만 이머징 랠리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긴축에 이머징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던 글로벌 투자자들은 어리둥절하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이러한 수수께끼의 정답이 의외로 간단하다며 "성장 전망이 뚜렷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달러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올렸음에도 달러가 급락했고 이머징 자산은 급등했다. FOMC가 올해와 내년 인상 전망치를 동결하면서 시장의 예상보다 덜 매파적 기조를 분명히 했다. 가파른 성장 전망 속에서 이머징은 미국 긴축을 대비한 여지가 더 생긴 셈이다.

헤르타 앨바 FIM자산관리 이머징마켓 본부장은 "글로벌 회복이 더 강해졌다"며 "심지어 유럽도 활기가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다소 주춤했지만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이 위험 투자심리에 좋다"고 덧붙였다.

이머징 증시는 지난 8월 이후 최장기간의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2015년 6월 이후 최고점에 도달했다. 밸류에이션이 5년 평균을 14% 웃돌지만 투자자들이 전망하는 이머징 기업들의 실적은 2015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지난주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이머징 랠리 속에서 특히 중국 주식과 한국 원화가 빛났다'며 '많은 투자자들이 남은 한 해 동안 아시아 자산을 선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주 FOMC 이후 MSCI이머징지수의 상승세에 가장 큰 기여를 한 10개 기업 중 7개가 중국, 대만, 한국 주식들이다.

지난주 FOMC 이후 한국으로 유입된 자금이 늘면서 원화는 아시아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앨바 FIM 본부장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줄었다며 청년층 인구가 많고 상승 여력이 큰 인도, 베트남, 필리핀와 같은 국가들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멕시코 페소화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랜드화는 2015년 5월 이후 최고로 올라섰다. 20일 아이셰어 MSCI 이머징마켓 상장지수펀드(ETF)에는 1억9700만달러가 유입됐다.

홍콩 소재 블랙록의 벨린다 보아 아시아태평양 액티브투자본부장은 "아시아를 좋아하고 이미징의 비중을 확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펀더멘털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보아 본부장은 "(이머징)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중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리서치 어필리에이츠의 크리스토퍼 브라이트만 수석투자책임자는 이머징 랠리에 편승할 기회가 있다며 원자재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수 년간 이어질 불마켓(강세장)의 시작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주춤한 트럼프 랠리가 재개될 가능성을 재개할 수 없다. 앨바 FIM 본부장은 이머징 마켓에서 최대 리스크는 트럼프 정책이라고 말했다. 보아 블랙록 본부장은 "연준이 매파적으로 돌아서면 달러 강세와 빡빡한 금융환경의 리스크가 나머지 전 세계에 부정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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