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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초등학교 중간·기말고사를 전면 폐지하겠다는 충북도교육청의 방침에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획일적 지필평가가 없어지면서 자연스레 사교육비 부담이 줄 것이라는 찬성 여론과 과제물 등을 통한 상시 평가가 늘어 학부모에게 자녀교육 부담이 더 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맞선다.
28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2017. 학생평가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초등학교에서의 학생 간 경쟁, 서열화를 조장하는 일제형 지필평가나 중간·기말고사를 일체 금지키로 했다.
대신 학생의 과제 해결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실험실습이나 토의토론, 구술평가, 서술·논술형평가, 관찰평가,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학생평가를 대체키로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행 중간·기말고사는 단답형 지식을 암기하고, 줄 세우기 위한 도구가 돼버렸기 때문에 폐지를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배움과 성장 중심 평가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기르고, 학생들이 즐거운 행복교육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지역 초등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이진아(28) 씨는 “가치관이 형성되기도 전인 초등 저학년 때부터 시험에 시달려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결정”이라며 “다른 아이들과의 형평성을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영어학원에 보내야 하는 부담도 어느 정도는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든 이들이 중간·기말고사 폐지를 반기는 건 아니다.
또 다른 학부모 김인희(32) 씨는 “중간·기말고사를 폐지한다고 해서 평가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아이 과제물 등을 통한 성적 반영이 늘 것이고, 그러면 자연스레 엄마들의 부담이 커진다”고 토로했다.
청주지역 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박모씨도 “현장 여론은 시험을 보길 원하는 학부모들이 좀 더 많은 것 같다”면서 “특히 중학교 입학을 앞 둔 고학년으로 갈수록 학부모들의 반대 여론이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한규성 충북교총 사무총장은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사항은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학교에서 학교장이나 구성원 간 공론화를 거쳐 결정하는 게 적절하다”면서 “교육청에서 주장하는 상시평가들이 학교현장에 실질적으로 녹아들 수 있느냐 하는 문제도 전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이니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아쉽게도 상급기관인 교육청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