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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가르침은 계급·차별 없는 절대평등"

[인터뷰]산문집 '물 흐르고 꽃은 피네' 펴낸 금강 스님

[편집자주]

전남 해남 미황사의 금강스님(불광출판사 제공)© News1

"세계는 한 사람도 독립되어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어려울 때는 그 짐을 다 짊어지게 되고, 한 사람이 행복하면 다같이 그 영향을 받습니다. 지혜롭다면 화쟁(和諍, 대립을 지양하고 하나가 되는 것)하는 게 당연합니다."

‘땅끝 마을 아름다운 절’이라는 이름이 붙은 전남 해남 미황사의 주지 금강스님(54)이 3일 불기2561(201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가져야 할 마음 자세를 '화쟁'으로 표현했다.

지난해 말부터 최순실 국정농단, 촛불집회, 박근혜 전대통령 탄핵, 조기 대통령선거 등으로 대한민국은 하루하루를 숨가쁘게 보내고 있다. 그 와중에 맞게 된 부처님오신날에 금강스님은 "평등과 지혜, 자비를 생각하는 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갈등을 해소할 수 있지 않겠나"며 수천년 전 세상에 오신 부처님의 뜻을 헤아렸다.

금강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평등사상'이며 그런 생각으로부터 화합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석가모니는 계급차별이 없는 절대평등을 가르치셨습니다. 개인과 개인, 모든 국가가 각자 추구하는 것이 달라 아수라장이 되는 게 중생계이지만, 모든 것은 (평등한 관계에서) 연관되어 있으므로 사람과 사람, 땅과 하늘, 바다 모두를 한 사람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금강스님은 최근 에세이집 ‘물 흐르고 꽃은 피네’(불광출판)를 펴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마음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법문을 하며 그 내용을 ‘선담’이라는 제목으로 2년 동안 잡지인 월간 불광에 연재했는데 이를 모두 모아 정리해 묶은 것이다.

해남에서 태어나 열일곱살에 대흥사로 출가한 금강스님은 1990년대 폐허와도 같았던 미황사를 나무를 베고 축대를 쌓는 일부터 시작해 거의 새로 짓다시피 일으켜 전국적인 명찰(名刹)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중앙승가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 스님이지만 그의 관심은 늘 대중들의 삶이었다. 특히 금강스님은 1990년대 후반 'IMF 위기'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의 삶과 시름을 위로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시작했다. 

2000년 주지스님을 맡으면서 부터는 한문학당, 템플스테이, 참선수행, 괘불재 등 다양한 수행과 교육문화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매월 한 차례 7박 8일간 진행하는 집중 수행 형식의 '참 나를 찾아가는 참사람의 향기' 템플스테이는 미황사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 국내는 물론 미국, 독일, 러시아, 브라질, 프랑스 등에서 2000여명이 참여해 마음의 힘을 얻어갔다.

금강 스님은 마음을 다스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나무에 비유하며 "고통이 있어도 그를 극복해야한다"고 말했다. "겨울 나무가 춥다고 해서 따뜻한 데로 움직이거나 옷을 입지 않습니다. 겨울을 지내기 위해 봄부터 만든 잎을 일시에 떨어뜨리고 뿌리를 깊이 내리고 껍질을 더 두텁게 할 뿐입니다. 어려움을 부정하거나 피하지 말고 자신을 단단히 하면 언젠가 꽃을 피우고 여름 태풍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또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생각으로 살라고 조언했다. "다른 사람이나 환경, 돈, 지위때문에 내 삶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누구에게 기대하거나 (나를) 알아달라고 하지 말고 내 스스로 나를 다독거리며 살라"는 말이 이어졌다.

주체적으로 살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않아 불행감을 느끼는 이들에게는 "'내가 이 정도 했으니 이 정도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기대감은 실제 삶과는 상관없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나보다 나은 이들과 비교하면서 나를 찾아서는 안되며 내가 갖고 있는 게 얼마나 많은지, 건강한 몸으로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은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강스님은 "지나친 미래에 대한 걱정은 불행감을 더 부추긴다"면서 "5년 후, 10년 후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 아무리 상상해도 상황은 변화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현재의 일에 감사하고 함께 하는 이들을 은인이라고 생각하며 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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