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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떡잎을 잘 골라야죠" 브릿지바이오의 틈새도전

[바이오벤처 탐방]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궤양성대장염 치료물질 'BBT-401'로 승부수

[편집자주]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궤양성대장염 등을 치료하는 '비비티사공일(BBT-401)' 신약후보물질의 전임상을 거쳐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수출에 성공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 News1 김명섭 기자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궤양성대장염 등을 치료하는 '비비티사공일(BBT-401)' 신약후보물질의 전임상을 거쳐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수출에 성공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 News1 김명섭 기자

"신약개발의 성패는 될성부른 떡잎을 잘 골라내는데서 시작됩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49)는 스타트업이나 연구원들이 발견한 신약후보물질 가운데 성공가늠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창업한 브릿지바이오의 주요 사업은 신약후보물질의 상업화 가능성을 판단하고 이를 육성한다. 해외에서는 이런 사업을 '개발전문 바이오텍(No Reserch Development Only·NRDO)'으로 칭하고 있다.

'NRDO'는 개발가치가 높은 신약후부물질을 사들여 전임상(동물실험)을 진행해 약효와 상품성을 검증한 뒤 비싼 값에 대형 제약사에 되파는 사업모델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리스크를 줄이고 비용절감 차원에서 검증된 신약물질을 주로 사들이고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바로 이 시장을 노리고 있다.

때문에 브릿지바이오는 연구시설이 따로 없다. 소수의 전문인력이 신약물질을 발굴하고, 사들인 후보물질에 대해 전임상을 진행한다. 전임상도 외부에 맡긴다. 이 대표는 "NRDO는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아내는 선구안 능력, 다이아몬드 원석 가공업체처럼 전임상을 통해 신약후보물질의 효능을 일차로 검증하는 전문성과 기획력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사업모델"이라고 말했다.

브릿지바이오의 첫 선택을 받은 신약후보물질은 '비비티사공일(BBT-401)'. 국내에서 찾은 'BBT-401'은 '궤양성대장염'과 '다발성경화증'을 적응증(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으로 개발 중인 만성염증성 치료 후보물질이다.

궤양성대장염은 대장(큰창자)에 살점이 뜯긴 궤양과 염증이 생기는 원인불명 '난치성 희귀 장질환'이다. 이 병에 걸리면 하루에도 수차례 설사를 하고 심한 복통과 탈수, 빈혈, 체중감소, 피로감을 느낀다. 20~40대 환자가 많은 '다발성경화증'은 운동장애나 무감각, 얼얼한 느낌이 나는 감각증상이 나타난다.

이 대표는 "의사들로부터 스테로이드제를 쓰지 않으면서 염증을 막고 상처에 새 살이 돋는 궤양성대장염 치료제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BBT-401은 이런 요구에 부응하는 신약후보물질이란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신약 개발의 성패는 유망한 후보물질을 잘 찾아내는 안목에서 부터갈린다고 장담했다./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신약 개발의 성패는 유망한 후보물질을 잘 찾아내는 안목에서 부터갈린다고 장담했다./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스테로이드제 장기투약 환자 10명 중 2~3명은 약효가 떨어지는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비용부담이 커 대장을 잘라내는 환자도 많다. 이 대표는 "이런 치료 사각지대를 BBT-401로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구나 'BBT-401'은 실명을 일으키는 '노인성 황반변성'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동물실험 결과 입증돼 향후 적응증 확대가 기대된다.

이 대표는 "현재 BBT-401에 대해 전임상 단계"라며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다른 약물과 달리 대장의 상처를 치유하는 차별성이 있다"며 "가격을 낮추고 1차 약으로 선택받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브릿지바이오는 2018년에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BBT-401의 전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기술수출에 성공하는 꿈을 이루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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