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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소속팀에서 못 뛰는 대표팀 주전들, 한계를 보다

[편집자주]

30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16강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축구 경기에서 대한민국 이승우가 아쉬워하고 있다. © News1 임세영 기자
30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16강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축구 경기에서 대한민국 이승우가 아쉬워하고 있다. © News1 임세영 기자

바르셀로나 소속의 백승호는 포르투갈전에서 패한 뒤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팀에 돌아가 부족한 점을 집중적으로 보완하겠다. 특히 경기 감각과 경기 체력을 끌어 올려야할 것 같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프로 경험이 많은 선수와 붙으면 차이가 난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백승호가 짚은 부분이 신태용호가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를 일찌감치 마칠 수밖에 없었던 중요한 포인트다. 소속팀에서 못 뛰는 이들이 대표팀의 주전인 이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이 30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대회 16강에서 1-3으로 졌다. 조별예선 1, 2차전의 경기력이 워낙 좋았고 팬들의 응원도 점점 뜨거워지는 분위기라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기대와는 달리 토너먼트 첫 관문에서 발목이 잡혔다.

객관적으로 수준 차이가 보였던 경기였다. 이승우는 "솔직히 경기력에서 상대가 앞섰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에는 프로선수들이 몇 명 되지 않는다. 하지만 포르투갈에는 프로선수들이 많다. 우리보다 경험이 더 앞설 수밖에 없다"며 차이가 벌어진 이유를 짚었다. 두 에이스가 같은 목소리를 낸 셈이다. 신태용 감독의 안타까움은 더 컸다.

경기 후 신 감독은 "기니 정도를 제외하면, 우리가 만난 아르헨티나나 잉글랜드나 포르투갈은 거의 모든 선수들이 프로팀에서 뛰고 있다. 특히 포르투갈은 벤피카, 포르투, 스포르팅 리스본 등 내로라하는 명문클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다. 반면 우리 선수들은 K리그 소속도 드물고 주로 대학에서 뛰고 있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려면 프로에 많이 진출해 뛰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들이 노력은 했으나 실력차이는 분명 있었다"고 말한 뒤 "실전에 들어오면 평소 경기에 나서지 못하던 것들이 티 났다. 아무리 좋은 팀에 있어도 뛰지 못하면 퇴보한다. 이승우와 백승호도 꼭 바르셀로나를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뜻을 전했다.

사실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는 대표선수'의 문제점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서도 충분히 보았다. 유럽과 중국에 진출해 있는 주축선수들이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경기감각이 떨어졌고 이는 곧 대표팀의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된 원인이다.

이렇듯 프로에서 나름 잔뼈가 굵은 이들도 실전 경험이 줄어들면 금세 티가 나는 법인데 하물며 이제 막 스물에 다다른 이들은 영향이 더 컸다. 신 감독 말처럼 주전들 중 절반은 대학생이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격차는 분명 존재했다.

신태용 감독은 "우리는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채 성적만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성적은 하루아침에 뚝 떨어질 수 없다"는 말로 씁쓸한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는 이들로 구성된 대표팀. 평소 경기에 나서는 이들이 손에 꼽을 정도인데 특별한 대회에서 특별한 성적을 거두길 바라는 것은 확실히 정상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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