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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압박 강화하는 美,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 꺼낼까

양국 첫 외교안보 대화서 "결의안 이행" 재확인
"美, 北 돈세탁 관련 中 기업 적발' 보도도

[편집자주]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미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이 압박을 강화하라고 거듭 촉구하고 있다. 만약 중국의 대북 압박이 미국이 만족하지 못하는 수준에서 그친다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갖고 중국을 더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제임스 메티스 미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개최된 미중 첫 외교안보 대화를 마친 후 "중국이 한반도 내에서 추가 긴장을 막으려면 북한에 훨씬 더 경제적, 외교적 압박이 행사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진 이번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인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당장은 유엔 결의안 이행안에 따라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을 취하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북한과 사업 거래를 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정부를 제재하는 것이다. 미국이 이 조치를 취하게 되면 중국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은 마찰을 최소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문제에 있어 '중국 역할론'을 강조해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중국에 시간을 주고 북핵 문제와 관련한 국제사회 제재를 보다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촉구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정부 당국자는 "대북 제재는 회원국들이 안보리 제재안을 충실히 이행했을 때 그 효과가 생기는데 중국의 동참 없이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미국이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해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인내심에 바닥이 드러나면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기 보다 대북 독자제재와 같은 수단을 적극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억류됐다 17개월만에 송환된 미국인 오토 웜비어 사망 이후 미국 내에서는 북한 문제를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된 상황이다.

매티스 국방장관도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강경한 대북 정책을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물론 중국은 미국이 주장하는 역할론에 대해 은근한 불편함을 드러내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22일자 논평에서 "중국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원망하는 것은 미국이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속수무책의 상황이 왔을 때 책임을 미루려는 하나의 핑계"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북한과 거래한 훙샹그룹을 제재했던 것처럼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홍콩 SCMP는 "워싱턴 검찰당국이 북한의 돈세탁에 관여한 중국 기업 한 곳을 적발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미국 현지에서는 미국 당국이 북한과 거래 관계에 있는 중국 기업 약 10곳에 대한 제재를 실시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다. 

북핵 문제 해법을 두고 미중 간 갈등이 촉발될 조짐이 나타남에 따라 당장 다음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도 주목된다. 이에 앞서 중국 측과 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한 틸러슨 장관과 강경화 외교장관과의 첫 전화통화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상견례' 형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한미동맹 등 기본적인 원칙을 확인해 신뢰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이 한국을 북한의 대화 상대로 고려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이 문제를 주도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미국에 할 말을 못하는 국가가 되서는 안될 것이며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측면에서 접근해 미국의 신뢰를 얻어내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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