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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에 해외연수라니”…정신 나간 충북도의원들

혈세 500만원씩 지원받아 8박10일 유럽행 18일 떠나
도민들 “나가있다가도 돌아올 판에” “할말 없다” 부글부글

[편집자주]

충북도의회 임시회 전경. © News1
충북도의회 임시회 전경. © News1

충북이 물난리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도의원들은 해외연수에 나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도민들은 “나가 있다가도 돌아와야 할 판인데 정말 어이없다” “할 말을 잃었다” 등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18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도의원 4명이 수해복구가 한창인 이날 프랑스와 이탈리아 연수를 떠났다.

오는 27일까지 8박 10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연수에는 도청 관광과 1명, 도의회 상임위 직원 3명 등 9명이 동행한다.

연수 참가 의원은 자유한국당 김학철(충주1), 박한범(옥천1), 박봉순(청주8)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최병윤(음성1) 의원이다.

이중 박봉순 의원은 이번 물난리로 큰 피해를 입은 청주 가경·강서1동을 지역구로 활동하고 있다.

도의회는 문화선진국의 문화·관광·예술·건축 등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해 도정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지만 주민들중에는 외유성 관광이 아니냐며 곱지않은 시선도 있다. 

의원들의 연수 장소를 보면 아비뇽페스티벌, 마르세유 컨벤션센터, 칸 관광센터, 파리 개선문, 아비뇽교황청, 모나코 대성당, 피사의 사탑, 두오모 성당 등 관광명소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 연수에는 의원 1인당 도비 500만원씩의 혈세가 지원된다. 자비 부담은 55만5000원에 불과하다.

같은 상임위 소속인 연철흠, 이언구 도의원은 불참했다.

이들은 개인 사정과 수해를 이유로 이날 아침 연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들의 해외연수가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집중 호우로 충북에서는 6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최악의 물난리를 겪고 있다.

특히 피해가 큰 도내 청주, 증평, 진천, 괴산, 영동은 국가재난지역 선포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청주의 한 시민은 “집과 농작물이 쑥대밭이 돼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이 난리에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간다는 건 말도 안된다”고 비판했다.

최윤정 청주충북경실련 사무처장은 “국가재난상황에서 도의원들이 정말 민심을 못 읽는 것 아닌가”라며 “재난은 있을 수 있지만 복구과정에 주민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도의원으로서 존재 이유를 상실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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