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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6·8공구에 마귀 준동"…인천시 간부 '페북' 글 파문

"언론·사정기관·시민단체, 개발사업자와 한통속"

[편집자주]

정대유 인천경제청 차장 페북 글 캡쳐.© News1
정대유 인천경제청 차장 페북 글 캡쳐.© News1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고위 간부가 개발사업에 언론, 사정기관, 시민단체 등이 사업자와 유착됐다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지역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정대유 인천경제청 차장은 지난 1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개발업자들이 얼마나 쳐 드셔야 만족할지”라며 “언론, 사정기관, 심지어 시민단체라는 족속들까지 한 통속으로 업자들과 놀아나니…”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16일 오전 기준 115명이 댓글을 다는 등 지역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글은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사업자가 개발이익 환수를 거부하고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언론, 사정기관, 시민단체 등이 개발사업자와 결탁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정 차장은 구체적인 개발사업 지역도 언급했다.

정 차장은 자신의 글에 댓글을 단 한 인사에게 답글로 “송도6·8공구에 드디어 마귀들이 준동하기 시작했다”며 “저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고 밝혔다.

송도6·8공구(228만㎡)는 안상수 전 시장이 인천의 랜드마크가 될 ‘151층 인천타워’ 건립을 추진하던 곳이다.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가 사업을 맡아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하자 인천경제청은 2015년 사업면적을 34만㎥(7개블록)로 축소했으며 SLC의 내부수익률 12%가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양측이 50%씩 나눠 갖기로 합의했다.

인천경제청은 올해 5월 SLC로부터 회수한 나머지 땅에 대한 개발우선협상대상자로 대상산업컨소시엄을 선정하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정 차장은 그러나 구체적으로 자신이 지목한 사업자가 어떤 사업자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한 언론·사정기관·시민단체가 사업자와 결탁해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도 적지 않았다.

다만 “내부 고발자도 못되는 비겁한 사람으로 되기는 알량한 자존심이 캥기고…, 쓰레기 XX들 청소할란다(답글)”라고 써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폭로할 수 있다고 암시했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당 인천시당은 성명을 내 “정부와 중앙부처가 나서서 특별감사와 수사를 통해 송도개발을 둘러싼 의혹들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했으며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정 차장이 공익을 지키기 위해 거론한 기업과 언론·사정당국·시민단체가 어디인지 투명하게 내부고발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정 차장은 이날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으며 일체의 언론에 대응하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정 차장이 이같은 글을 올린 배경과 사실관계 확인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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