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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전남대 운동권 3인방 광주시장 '맞대결'

민형배 광산구청장, 최영호 남구청장, 강기정 전 의원 도전장

[편집자주]

내년 광주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80년대 전남대 학생운동권 출신 3인방. 왼쪽부터 강기정 전 의원,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가나다순).2017.8.27/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내년 광주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80년대 전남대 학생운동권 출신 3인방. 왼쪽부터 강기정 전 의원,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가나다순).2017.8.27/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내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시장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80년대 전남대 학생운동권 3인방이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27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전남대 출신인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56)과 강기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52)이 광주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52)은 조만간 공식 출마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강 전 의원과 최 구청장은 80년대 전남대의 핵심 운동권이다. 민 청장은 '보직'을 맡은 핵심운동권은 아니지만 사회변혁운동을 해온 범 운동권에 포함된다.

가장 화려한 학생운동 전적을 가진 인물은 강기정 전 의원이다. 강 전 의원은 광주 대동고등학교 2학년 당시 5·18민주화운동을 경험했고, 최초로 고등학생 시위를 한 학생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전남대 전기공학과 82학번으로 입학해 각종 시위와 사회과학 스터디, 세미나, 농촌활동, 동아리 활동에 참여했다.

84년 말 학원자율화 조치 이후 85년 학생운동을 대표하는 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 투쟁위원회(삼민투) 위원장을 맡았다.

강 전 의원은 대학 4학년 때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돼 8년형을 선고받았고 3년7개월의 옥고를 치른 뒤 사면됐다.

그는 출소 후 8년간 지역에서 청년운동을 하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돼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최영호 남구청장은 전남대 무역학과 83학번으로 강 전 의원과 학생운동을 함께 했다.   86년 전남대 반외세, 반독재 민주화투쟁위원장과 호남 학생 반독재 민주화 투쟁연합 의장을 역임하고 87년 민주화운동으로 구속 수감됐다.

이후 남구의원과 광주시의원, 강운태 의원 보좌관 등을 역임하다 남구청장에 당선돼 재선을 하고 있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전남대 사회학과 79학번으로 3인방 중 가장 고참이다. 대학시절 이념동아리 활동을 하며 언론·문화·도시·정치 분야를 공부하다 군에 입대했다.

민 청장은 학생운동을 계속하지 못하고 중간에 군에 입대하면서 이른바 '운동권'에 대한 부채의식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 청장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미안함과 함께 학생운동에 대한 부채의식이 컸다"며 "그런 생각이 사회활동까지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사회변혁에 대한 생각, 당시에는 '애국적 사회진출'이라고 표현했는데, 그런 생각이 커서 기자가 되고 시민사회운동을 계속해왔다"고 덧붙였다.

민 청장은 대학과 대학원 졸업 후 전남일보에서 13년간 기자생활을 했으며 노조위원장을 하다 해직됐다. 이후 참여정부 시절 인사홍보행정관, 사회조정 비서관으로 노무현대통령을 보좌했고 광산구청장에 당선됐다.

전남대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전남대 민주동우회 등 진보개혁 진영의 고민도 커졌다.

전남대 민동 한 관계자는 "적폐청산이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세 명 모두 사회변혁운동을 이끌었던 인물들이라 어느 한쪽을 지지하기가 어렵다"며 "80년대 식으로 누구를 지지해야 한다는 공식적인 '오더' 없이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광주시장 선거가 9개월 남짓 남았고, 다른 출마자들도 많지만 전남대 운동권 출신들이 유력한 후보로 경쟁한다는 점에서 80년대 학생운동권이 재평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후보로는 이 세 명 외에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과 윤장현 현 광주시장,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국민의당에서는 4선인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3선의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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