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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담하고 다녀서”…청주 나체여성 살해범 범행 시인 (종합)

두부 손상에 따른 사망…둔기로 살해한 듯
피의자 A씨 조사 위해 이동 ‘묵묵부답’

[편집자주]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나체 상태로 유기한 A씨(32)가 20일 청주 흥덕경찰에서 조사를 받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7.9.20/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나체 상태로 유기한 A씨(32)가 20일 청주 흥덕경찰에서 조사를 받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7.9.20/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나체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여성을 살해한 용의자는 피해자가 자신과 여자친구를 험담했다는 이유로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알고 지내던 20대 여성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A씨(32)를 살인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여자친구와 친한 피해 여성 B씨(22·여)가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들을 험담하고 다니는 것에 화가 나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

A씨의 여자친구와 B씨는 10년 정도 알고지낸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가 두부 손상에 따른 사망으로 나옴에 따라 경찰은 A씨가 B씨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휴대전화 통화내용을 분석해 A씨가 지난 18일 B씨와 통화한 뒤 만나 언쟁을 벌이다 들깨밭에 있던 농사용 도구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은 또 시신이 유기된 들깨밭에서 여러 곳으로 흩어진 혈흔이 발견됨에 따라 범행이 이곳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나 옷을 벗겨 시신을 유기한 이유 등에 대해서는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를 위해 유치장에서 조사실로 이동한 A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앞서 전날 오전 6시47분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장남천 뚝방길 인근 들깨밭에서 B씨가 알몸인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B씨는 나체 상태로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었고 머리와 얼굴에는 맞은 것으로 보이는 심한 상처가 있었다.

주변에서 B씨가 입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원피스와 속옷, 슬리퍼, 혈흔 등이 발견됐다.

시신의 상태 등에 미뤄 타살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B씨의 주변인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시신이 발견된 곳 인근 CCTV 등을 분석했다.

특히 B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용 분석을 분석, 지난 18일 오후 무렵 B씨와 통화한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그를 추적했다.

CCTV 분석으로 A씨의 승용차가 움직인 동선을 파악한 경찰은 20일 오전 1시10분쯤 강원도 속초의 한 숙박시설에 숨어 있던 A씨를 검거했다.

A씨의 승용차에서는 B씨의 휴대전화와 지갑 등이 있었다. B씨의 것으로 보이는 혈흔도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 있던 피 묻은 둔기와 A씨의 승용차에서 나온 혈흔이 일치하는 지 국과수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와 과정 등에 대한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A씨의 자백과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내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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