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백악관 프리핑에서 세제개편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AFP=뉴스1 |
개리 콘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2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연 소득 10만달러(약1억1500만원)을 버는 미국의 전형적인 4인 가구가 이번 트럼프 세제 개편안으로 1000달러씩 절약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면서 가계는 절약한 세금으로 새 차를 사거나 부엌을 꾸미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방송 CNBC는 노동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콘 위원장이 말한 10만달러는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가구의 연 소득은 세전 기준 '평균'으로 7만4000달러(약 8480만원)라고 지적했다. 미국통계국 아메리칸커뮤니티서베이(ACS)에 따르면, 2015년 미국 가계 연 소득 '중앙값'은 약 5만5000달러에 불과했다. 콘 위원장이 언급한 액수의 절반에 불과하다.
미국 대통령의 수석 경제비서관 격인 콘 위원장은 한 때 가장 유력한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후보로 거명됐으나, 최근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공개 비판하는 바람에 발탁 가능성이 멀어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일부 비평가들은 절약한 1000달러로 "가계는 부엌을 개조하거나, 새 차를 살 수 있다"는 콘 위원장의 발언에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고 CNBC는 전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의 퀴즈프로그램 진행자 피터 사갈은 자신의 트위터에 "개리 콘은 1905년에 마지막으로 차를 산 것이 틀림없다"고 비꼬았다.
또한 콘 위원장은 일부 중산층 가계에 부과되는 세금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는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비평가들의 집중포화를 끌어 들였다.
CNBC는 공화당 세제개편안의 혜택은 주로 기업과 부유한 미국인들이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부유한 미국인'에는 백악관 및 내각의 구성원 다수가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법인세와 부유세를 대폭 삭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3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안을 제출했다. 감세안에는 △법인세 인하 △개인소득세를 내는 '패스 스루' 기업(자영업자와 유한회사 오너 등)들의 세금 감면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 인하 △일부 세금 우대조치 폐기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35%인 법인세율을 20%로 인하하고, 개인소득세 구간을 현행 7단계에서 3단계로 줄여 최고 세율을 39.6%에서 35%로 낮출 방침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제개편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5억6400만달러(약 6462억원),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5억4500만달러(약 6245억원), 베시 디보스 교육부장관의 시아버지인 리차드 디보스 암웨이 창업자는 9억달러(약 1조312억원), 린다 맥마흔 중소기업청장은 2억5000만달러(약 2865억원)을 절약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