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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산업용 계측기로 글로벌 ICT기업 꿈꾼다”

[인터뷰]전북소상공인희망센터 입주기업 소더코드 오재현 대표

[편집자주]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창업이 대안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그러나 자금조달과 시장진입의 어려움 때문에 몇 년을 버티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2011년 7월 개원한 전라북도소상공인희망센터(이하 희망센터)는 도내 소상공인의 창업활성화와 성공적인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저비용으로 창업공간을 제공하고 우수한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등 창업활동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희망센터를 발판삼아 성공적인 창업을 꿈꾸고 있는 입주기업 대표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오재현 소더코드 대표가 전북 전주시 한 카페에서 뉴스1 전북본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2017.10.7/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오재현 소더코드 대표가 전북 전주시 한 카페에서 뉴스1 전북본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2017.10.7/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고객과의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소더코드’ 오재현 대표. 사명 역시 그러한 그의 철학이 반영됐다. 소더코드(So The CoDe)에서 코드(CoDe)는 커뮤니케이션과 디자인의 약자다.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디자인 설계한다는 의미다.

올해 3월 창업해 현재 희망센터에 둥지를 틀고 있는 소더코드는 전라북도 출신의 SW개발자들로 구성된 ICT기업이다. 무선통신기술과 서버DB 플랫폼기술을 적용해 공장과 현장에서 측정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서버에 전송하고 데이터를 가공해 균일 품질의 식품생산과 원재료를 절감하도록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공급한다.

생명기술과 IT기술을 융합해 식품공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선 PH측정기가 이 업체의 대표 제품이다. 공장 생산탱크 안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무선으로 연구소에 전송하는 기능을 한다. 공장에서 샘플을 채취해 연구소에서 데이터를 측정하는 방식의 기존 제품을 보완한 것으로 10월말 개발 완료 예정이다.

PH측정기의 국내시장 규모는 약 336억원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시장규모는 약 1.4조원에 달한다. 식품산업용 제품은 그 중 4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은 식품균일품질생산과 모니터링의 관심증가로 빠르게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동남아와 중국 등은 식품위생에 대한 이슈로 수요가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하지만 국내에 유통되는 식품산업용 계측기 제품과 기술의 대부분은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높은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국내 기술력은 점차 세계기술에 뒤처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탄탄한 기술력으로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오재현 대표의 목표다.

오 대표는 전북대학교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IT기업에 입사해 SW개발자와 기획자로 근무했다. 아이폰 생산기업으로 알려진 대만기업 폭스콘(FOXCONN)에서 무선통신기술자로 근무하며 북미, 남미, 중국 등에 출시한 휴대폰 개발에 참여했고, 다양한 아날로그 센서를 이용한 사물인터넷(IoT)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한 경력도 있다.

그런 그가 회사를 그만 둔 건 조금이라도 젊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서다. 직장인으로서의 도전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누가 원하는지 모를 제품들이 생산되는 것을 보며 회의감이 들었다. 제품 개발이 고객이 원하는 게 아닌 기업 임원들의 입김에 좌지우지되는 현실이 마뜩잖았던 것이다. 그래서 오 대표는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한다.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도 물론 중요하지만 특히 기업과 고객이 서로 필요한 점을 이야기하는 소통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소더코드의 대표제품인 PH측정기는 기존 측정기에 무선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다. 오 대표는 공장 데이터가 바로 연구실에 전송이 된다면 고객들에게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대표는 “현재 많은 IT제품들에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등의 무선 기능이 채택되고 있지만 실제 무선 기능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제품들이 많다”며 “무선 기능이 공간적 이질감을 합쳐준다는 개념으로 봤을 때 공장에서 측정된 데이터를 연구소에서 언제든지 볼 수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당장은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게 오 대표의 목표다. 그런 그에게 희망센터는 큰 힘이 돼 주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사무실 공간을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기와 인터넷, 수도 등을 무상으로 지원받고 있다. 사업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매달 꾸준히 진행돼 소더코드와 같은 초창기 기업이 성장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당차다. 5년 내 소더코드를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다. 뉴욕 증시에 상장하려면 매출액 10억원에 자본금 100억원이라는 수치적인 요건을 갖춰야 한다. 또 10년 뒤에는 기업가치가 100조원 정도 되는 회사로 키우는 것이다. 국내에선 4대 기업이 이만한 규모에 속한다.

하지만 최종 목표는 수치적인 게 아니다. 최근 그는 명함에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방법은 가능한 가장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란 문구를 새겼다.

오 대표는 “필립스 같은 경우 100명이 필요하면 500명을 고용한다”며 “기업이 국가에 헌신할 수 있는 방법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4차 산업이 발달하면 과도기 상황에서 굉장히 많은 일자리가 필요하게 되는 반면 또 굉장히 많은 일자리가 없어지게 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노동력이 아닌 지식 베이스로 빨리 전환해 4차 산업에 대비하고 부족한 고급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게 장기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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