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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국산의료기③] 글로벌 경쟁력 갖출 해법은?

수술로봇·AI 등 병원과 협업사례 늘어

[편집자주]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국산 의료기기 중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제품은 치과에서 사용하는 임플란트 등 극히 일부다. 국내 업체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대형병원과 공동개발에 적극 나서야 임플란트같은 제2의 성공사례가 나올 것이란 지적이다.

국산 의료기기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임플란트연구소와 뼈과학연구소, 의료장비연구소, 정보화시스템연구소 등 4곳의 대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를 전담하는 인력만 320~330여명에 이른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매년 전체 매출액의 7%가량을 R&D에 투자해왔다. 지난해 매출액은 3446억원으로 국내 의료기기업체 중 최대 규모다. 회사측은 올해 4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오는 2023년엔 1조4000억원을 달성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오스템은 국내외 특허와 실용신안, 디자인 등 419건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올해 9월 기준으로 총 568건의 논문을 발표했다.

회사 관계자는 "치과 임플란트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시장은 불모지로 여겨질 정도로 열악했다"며 "R&D 투자를 늘리고 제품군을 치과재료뿐 아니라 유니트체어 같은 의료장비와 치과 소프트웨어 등으로 다변화한 게 회사성장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기벤처들이 최종구매자인 병원들과 손을 잡고 제품 개발에 뛰어는 사례가 많아진 것도 늦었지만 긍정적인 신호다. 제품 개발에만 성공하면 수요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안정적으로 임상데이터를 쌓을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수술로봇이다. CNC자동선반 전문제조기업인 '넥스턴' 등 국내·외 기업과 연구기관 10곳은 현재 서울아산병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술용 의료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 수술용 의료로봇은 부정맥과 혈관질환을 치료하는 심혈관 중재시술 장비로 의사가 2.5~3㎜ 정도로 가느다란 수술도구로 환자의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시술에 사용한다.

한국야쿠르트 계열사인 큐렉소는 인공관절 수술로봇 '티솔루션원'을 지난 7월 부산 센텀병원에 국내 최초로 설치했고 미국 내 임상시험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엉덩이부문 승인을 받은데 이어 2년 만에 적응증(치료효과가 기대되는 병) 확대에 나선 것이다.

정밀측정 검사장비업체 고영테크놀러지는 지난해 12월 품목허가를 받은 3D 뇌수술용 의료로봇 '제노가이드'를 연내 출시하고 미국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일찌감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기술 분야에 뛰어든 벤처기업인 뷰노는 CT와 MRI 등의 영상과 각종 자료를 분석해 환자의 폐 질환 여부를 판단하는 솔루션을 개발하면서 국내에서 독보적인 입자를 확보했다. 대형병원과의 협업도 늘었다. 또다른 벤처기업인 루닛도 AI를 통해 엑스레이(X-ray) 사진을 분석한 뒤 유방암과 폐질환 등을 진단하는 독자기술을 만들었다.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장은 "한국 헬스케어산업은 남들이 가지 않는 4차산업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어렵더라도 R&D 투자를 늘리고 실패를 교훈삼아 병원과 기업이 머리를 맞대는 선순환 구조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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