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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마지막' 이호준 "멋지게, 행복하게 야구하고 떠납니다"

해외서 지도자 생활 계획

[편집자주]

NC 다이노스의 이호준이 선수생활을 21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 2017.10.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공룡 대장' 이호준(41)이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을 마지막으로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호준은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4로 뒤진 4회말 2사 1,3루 상황 때 9번 김태군의 대타로 출장했다.

이로써 이호준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포스트시즌 최고령 출장 기록을 41세 8개월 13일로 바꿨다.

하지만 NC는 5-14로 패하면서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은퇴를 선언했던 이호준의 선수생활도 막을 내렸다.

경기 후 이호준은 "은퇴식을 할 때보다 더 가슴이 먹먹하다"며 "울 것만 같다"고 전했다. 

선수생활의 마침표를 찍은 마지막 타석에 대해 이호준은 "끝날 것이라고 생각 안했다. 당연히 잠실(5차전)에 간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때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나고 나서 후회했다"고 아쉬워했다.

타자 이호준의 선수 생활은 끝났지만 그가 한국야구에 남긴 발자취는 진하다.

1996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호준은 2012시즌을 마치고 FA로 NC에 입단, 팀의 리더로 활약했다. 어린 선수들이 많았던 팀의 중심을 잡으면서 NC가 새로운 강팀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도왔다.

통산 성적은 2053경기 출전, 타율 0.282에 1880안타 337홈런 1265타점.

그간의 선수생활에 대해 이호준은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너털웃음을 보였다.

이호준은 "스무살 때는 직업의식 없이 (야구장에) 놀러 나왔다"고 멋쩍어 했다. 이내 "결혼을 하면서 책임감이 생겼고 그때부터 야구를 한 것 같다"며 "어느 정도 성공한 뒤 NC로 와서는 정말 행복하게 야구를 했다"고 미소를 보였다.

21일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이호준. 2017.10.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제 이호준은 지도자로 새 출발한다. 그는 "해외에서 지도자 공부를 하려고 한다"며 "밖에서 보는 한국야구가 어떨지 궁금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미국이나 일본 등 어느 나라로 떠날 지는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 이호준은 1년 정도 해외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은 뒤 국내로 돌아올 계획이다. 

이호준은 "NC에 처음 왔을 때 김경문 감독이 '경기도 중요하지만 뜻도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덕분에 야구인생을 잘 마무리했다. 나중에 지도자가 돼서 후배 선수들에게 베풀고 싶다"고 굳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호준은 "멋지게, 행복하게 야구를 하고 떠난다"는 말을 남긴 채 운동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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