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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포스트 무가베'…음난가그와 대통령 취임(종합)

내년 9월까지 임시직…취임사서 '경제개혁' 강조
"부패 싸우고 일자리 창출…무가베는 건국아버지"

[편집자주]

짐바브웨의 신임 임시 대통령인 에머슨 음난가그와. © AFP=뉴스1
짐바브웨의 신임 임시 대통령인 에머슨 음난가그와. © AFP=뉴스1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짐바브웨 부통령이 불명예 퇴진한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을 뒤이을 임시 대통령으로 24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했다.

음난가그와 신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도 하라레에 있는 국립스포츠경기장에서 수만명의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선서를 했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이어진 취임사에서 주로 '경제 개혁'과 '부패 근절'을 강조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부패 행위는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며 만약 부패 사건이 있을 시 "정의는 신속히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며 모든 국민을 위해 빈곤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출 증대를 위한 절차 개선, 금융권 안정 등도 강조했다.

해외 투자가들에게는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이 글로벌한 세상에서 어떤 국가도 섬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며 "모든 해외 투자는 짐바브웨에서 안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또 무가베 집권기 동안 농지를 몰수당한 이들에게는 법에 따른 보상을 약속했다.

취임 선서를 하는 음난가그와 짐바브웨 신임 대통령. © AFP=뉴스1
취임 선서를 하는 음난가그와 짐바브웨 신임 대통령. © AFP=뉴스1

하지만 무가베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판을 삼갔다. 그는 오히려 무가베를 "건국의 아버지"라고 부르며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우리 나라를 건설한 그의 어마어마한 공헌을 우리 모두 받아들이고 인정하자"고 촉구했다.

아울러 내년 9월로 예정된 대선은 예정대로 치러질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국제사회에는 모든 국가와의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과거 짐바브웨에 정치·경제 제재를 가한 국가에 이를 재고려할 것을 촉구한다"고도 덧붙였다.

음난가그와는 지난 21일 사임한 무가베 전 대통령을 이을 차기 지도자다. 짐바브웨를 37년간 통치한 '아프리카 최장기 집권자' 무가베는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의 압박에 따라 불명예 퇴진했다.

무가베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자 부통령이던 음난가그와는 이달 초 무가베에 의해 전격 경질되면서 군부 쿠데타에 불씨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무가베 전 대통령은 음난가그와를 밀어낸 뒤 41세 연하 부인 그레이스를 대권 후계자로 지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음난가그와를 지지하던 군부는 크게 반발해 탱크와 병력을 동원해 의회와 대통령 관저를 장악했다.

음난가그와는 무가베 전 대통령이 사임한 지 하루 만에 해외 망명처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하라레로 돌아왔다. 당시 그는 "새롭고 완전한 민주주의의 시작"을 선포했다.

잔인함과 강성함으로 인해 '악어'라는 별명이 붙은 음난가그와는 1980년대 보안장관으로 무가베에 반대하는 은데벨레 부족 학살에 관여하는 등 무가베에 이은 독재자가 될 성향이 짙은 것으로 평가된다.

음난가그와 취임식이 열린 하라레 국립스포츠경기장. © AFP=뉴스1
음난가그와 취임식이 열린 하라레 국립스포츠경기장.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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