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국내연구진, 종이처럼 얇은 '그래핀 메타렌즈' 개발

[편집자주]

김튼튼 IBS 나노구조물리 연구단 연구위원

종이처럼 얇은 '그래핀 메타렌즈'가 개발됐다. 초소형 광학기기에 사용될 전망이다.

27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나노구조물리 연구단 김튼튼 연구위원(영사이언티스트펠로·YSF)이 KAIST(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민범기 교수 연구팀, 영국 버밍엄대 장슈앙교수 연구팀과 함께 메타표면과 그래핀을 접합한 '그래핀 메타렌즈' 제작에 성공했다. 이 렌즈는 기존 렌즈 두께의 1000분의 1 수준인 25㎛(마이크로미터)로, 빛의 위상을 조작해 배율을 조절한다.

카메라 렌즈는 빛을 모아 상을 만들어 피사체를 재현하는데 여러 개의 볼록렌즈와 오목렌즈가 간격을 두고 빛이 투과해야 상이 뒤틀리는 수차를 없앨 수 있다. 이러한 원리 탓에 카메라 렌즈는 일정 두께를 유지해 왔다.

그래핀 메타렌즈는 U형 금박 광학안테나가 촘촘하게 배열된 메타표면으로 제작됐다. 메타표면은 빛과 상호작용하는 표면에서 투과 또는 반사되는 빛의 위상을 개별적으로 조절해 빛의 굴절방향과 편광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인공구조로, 초박형 카메라나 현미경 등 적용에 주목받고 있다. 광학안테나가 빛의 위상을 제어해 좌편광된 빛을 우편광으로 전환한다. 광학안테나의 배열을 바꾸면 빛을 원하는 방향으로 굴절시키거나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다. 빛의 위상을 개별적으로 조작해 렌즈의 두께와는 무관하게 배율 조정도 가능하다. 

연구진이 구현한 그래핀 메타렌즈는 테라파(0.1THz~30THz테라헤르츠)의 주파수를 이용하도록 제작됐다. 테라파는 적외선보다 파장이 길어 물체의 내부를 높은 해상도로 정확히 식별할 수 있다. 광학안테나의 크기를 줄어든다면 가시광선 주파수에 적합하도록 제작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카메라 렌즈의 크기가 혁신적으로 줄어드는 게 가능하다.

연구진은 전압을 조절해 그래핀 메타렌즈를 투과해 모인 빛의 세기를 제어하는 데도 성공했다. 빛의 세기를 조절하는 조리개 역할을 하는 것은 0.2㎚(나노미터)의 얇은 그래핀이다. 평상시에는 투명하지만 흐르는 전압의 크기가 커질수록 불투명해지는 특성이 있다.

김튼튼 연구위원은 "상용 테라파 렌즈의 두께가 수 센치미터인 반면 25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그래핀 메타렌즈를 실제로 구현했다"며 "그래핀과 결합해 비교적 간단한 전압조절로 집속된 빛의 세기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 초소형 광학기기에 응용이 기대된다"고 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광학분야 전문학술지 지난 20일 '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티리얼즈(Advanced Optical Materials)' 온라인판에 실렸다.

상용 테라파 렌즈와 그래핀 메타렌즈 실사와 두께 비교. © News1
상용 테라파 렌즈와 그래핀 메타렌즈 실사와 두께 비교. © News1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