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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김진현이라 생각할 때 조현우, 조현우 떠올릴 때 김진현

[편집자주]

신태용호 골키퍼 경쟁이 치열하다. 중국과의 1차전은 김진현이 나왔다. 하지만 2차전 선발은 오리무중이다. © News1
신태용호 골키퍼 경쟁이 치열하다. 중국과의 1차전은 김진현이 나왔다. 하지만 2차전 선발은 오리무중이다. © News1

축구대표팀 관계자는 "월드컵 본선이 가까워지면서 각 포지션마다 열띤 내부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서로 눈을 흘기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그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곳을 꼽으라면 골키퍼 쪽"이라고 전했다.

일리 있는 말이다. 현재 대표팀의 No.1 골키퍼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누구'라고 말할 수 있는 이는 드물 것이다. 확실한 주전이 없다는 뜻이고 이는 모두에게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쟁이 치열하다. 그리고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그 싸움을 부추기는 것도 분명해 보인다.

일본에서 펼쳐지고 있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포함된 골키퍼는 총 3명이다. 그런데 낯익은 김승규의 이름이 빠졌다. 애초 24명의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낙마했다. 지난달 훈련 도중 왼쪽 발목에 부상을 입었고 아직까지 회복이 되지 않아 소집명단에서 제외됐다. 대표팀은 김승규 대신 성남FC의 김동준을 대체 발탁했다.

이로 인해 김진현, 조현우, 김동준 등 3명이 뒷문을 책임져야한다. 지금까지 No.1 골키퍼 경쟁에서 한 발 앞서 있었던 김승규가 빠진 상태에서 그 뒤를 쫓는 이들만으로 구성된 경쟁 시스템이라 더 흥미롭다.

9일 열린 중국과의 1차전 선발은 김진현이었다. 조현우를 예상했던 이들이 좀 더 많았던 분위기다. 조현우는 가장 최근 A매치였던 11월14일 세르비아와의 평가전 때 골문을 지켰던 골키퍼다. 나흘 전인 10일 콜롬비아전에서 장갑을 꼈던 수문장 김승규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았다. 사실 그때는 김진현이 아닐까 싶었다.

김진현은 이미 A매치 26회 출전 경험을 갖고 있는 선수다. 근래 2~3년 동안 김승규, 이범영, 권순태 등과 대표팀 1번 골리 경쟁을 펼쳐온 선수다. 반면 조현우는 지난 2015년 11월 대표팀에 처음 부름을 받은 뒤 꾸준히 소집 명단에 이름은 올렸으나 출전은 없었다. '안정'을 생각한다면 김진현이 앞섰는데,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조현우였다. 그리고 조현우는, 잘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의 1차전은 조현우가 한 번 더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또 허를 찔렀다. 조현우라 생각할 때 신 감독은 김진현에게 장갑을 건넸다.

결과적으로 2실점을 하기는 했으나 두 번의 상황 모두 수비진의 실수가 있었고 상대의 슈팅이 좋았던 영향도 있었다. 반면 2~3차례 멋진 선방도 펼쳤다. 김진현의 슈퍼세이브가 아니었다면 한국은 중국에게 패할 수도 있었다. 2골을 허용했다는 보이는 결과만 두고 김진현의 활약상을 판단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김진현도 잘했다.

때문에 다가오는 12일 북한과의 2차전 때 누가 골문을 지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진현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줄 것인지, 조현우와 번갈아 테스트를 할 것인지 아니면 김동준이라는 뉴 페이스를 구도에 끼워 넣을 것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관계자의 말처럼, 골키퍼 경쟁은 지금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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