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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숙 대법관 후보자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위안부' 할머니"

사형제 폐지는 '신중 검토'·대체복무는 '도입 필요'
사법평의회·대법관 증원은 '반대'…서면답변서

[편집자주]

민유숙 대법관 후보자.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민유숙 대법관 후보자.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민유숙 대법관 후보자가 법조인 외의 인물 중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는 '위안부' 할머니를 꼽으면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는 소니아 소토마요르 미국 연방대법관의 '희망의 자서전'과 조남주 소설가의 '82년생 김지영'을 꼽았다.

민 후보자는 18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과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을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민 후보자는 "일제 하 질곡의 시대에 일본에 강제로 끌려가 성노예로 착취당하는 고통을 겪으셨음에도 이를 극복하고 전 국민과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후손들이 역사를 바로 알고 세우는 계기가 되게 해주셨다"며 "아울러 계속 이 문제를 제기해 전 세계가 주목할 수 있도록 노력한 문화·예술계 인사, 사회 활동가들도 함께 존경한다"고 밝혔다.

민 후보자는 서면답변서에서 사형제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 동성애, 낙태죄 등에 대한 견해도 조목조목 밝혔다.

우선 사형제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사형제가 폐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사형 외에는 다른 적정한 형을 생각할 수 없는 '묻지마 살인', '혐오살인' 등 극 흉악범행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폐지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서는 즉답 대신 과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병역의무 회피의 목적이거나 특정 종교에 매몰돼 있지 않은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이런 젊은이들에 대해 대체복무 등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바 있다"고 답했다.

또 동성애, 동성혼 문제에 대해서는 "법원은 동성혼에 대해 입법적 조치가 있기 전까지는 현행법의 해석으로는 허용될 수 없다는 결정을 했고 이와 같은 생각"이라면서도 "동성애를 옹호, 동조하지는 않지만 동성애는 개인의 성적 지향으로 반대하거나 금지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낙태죄에 대해서는 "입법론은로는 임신단계별, 경제상황별로 낙태 허용 범위를 세분화하는 방향도 신중히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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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후보자는 또 사법제도 개혁 문제 등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입장을 밝혔다.

우선 사법평의회 신설 논의에 대해서는 "입법부·행정부가 강력하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법평의회에 사법행정권한을 통째로 주면 사법행정권한이 정파적 이익에 따라 행사되는 것이 아닐까 우려스럽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대법관 숫자를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하나의 전원합의체에서 심도 깊은 토론을 진행하기가 어려워 전원합의체가 실질적으로 기능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상고심 사건의 증가는 상고심 구조 개편 등 본질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서는 "국민과 소통하는 열린 법원을 강조는 등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높였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법원 내부 구성원들의 부담이 가중됐고 인사  제도 등을 둘러싸고 젊은 법관의 의견 수렴 등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민 후보자는 남편 문병호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과 관련해 "아내로서의 선거 참여가 법관인 저의 정치적 중립성과 조화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해 배우자에게는 미안하지만 배우자의 선거를 포함한 일체의 정치 활동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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