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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합의 논란…'최종적·불가역적' 문구 전말은?

외교부 '불가역적' 삭제 의견 靑에 전달
TF "협의 과정서 우리 의도 반영 표현 노력 안해"

[편집자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315차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올해 마지막 수요시위를 마친 뒤 '빈의자에 새긴 약속'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7.12.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315차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올해 마지막 수요시위를 마친 뒤 '빈의자에 새긴 약속'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7.12.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지난 2015년 12월 28일 타결된 위안부 합의에서 논란이 됐던 '최종적·불가역적' 표현 가운데 '불가역적'이라는 표현은 우리 측이 먼저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불가역적' 표현이 포함될 경우 국내적으로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을 청와대 측에 전달했지만, 청와대 측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위안부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는 27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당시 합의 평가에서 불가역적 표현은 우리 측이 먼저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윤병세 외교장관은 2015년 12월 28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발표를 통해 이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후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해결이라는 표현이 합의에 들어간 것을 놓고 국내에서 큰 논란이 불거졌다.

TF에 따르면 2015년 1월 제6차 국장급 협의에서 한국 쪽이 먼저 '불가역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한국 측은 기존에 밝힌 것보다 진전된 일본 총리의 공식 사죄가 있어야 한다면서 불가역성 담보를 위해 내각 결정을 거친 총리 사죄 표명을 요구했다고 TF 측은 덧붙였다.

우리 측이 이같은 요구를 한 배경에는 일본의 사죄가 공식성을 가져야 한다는 피해자 단체의 의견을 참고했다는 설명이다.

피해자 단체는 일본이 그간 사죄를 한 뒤 번복하는 사례가 빈번했다고 지적하며 일본이 사죄할 경우 '되돌릴 수 없는 사죄'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종적'이라는 표현은 일본 측의 요구 조건으로 나타났다.

일본 측은 국장급 협의 초기,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으로 해결되야 한다고만 말했으나 우리가 '불가역적' 표현의 필요성을 언급한 직후 열린 제1차 고위급 협의부터 '최종적' 외에 '불가역적' 해결을 함께 요구했다는 것이다.

결국 대부분 쟁점이 타결된 제4차 고위급 협의에서 일본 쪽의 요구가 반영된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 '사죄'의 불가역성을 강조한 당초 취지와 달리 합의에서는 '해결'의 불가역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맥락이 바뀐 것.

TF 측은 당시 외교부가 잠정 합의 직후 '불가역적' 표현이 포함되면 국내적으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삭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불가역적'의 효과는 책임 통감 및 사죄 표명을 한 일본쪽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가 논란이 된 '최종적 및 불가역적 해결' 문장 앞에 '일본 정부가 재단 관련 조치를 실시한다는 것을 전제로' 라는 표현을 넣을 것을 제안했으나 불발됐다. 

보고서는 "이 구절은 일본 정부가 예산을 출연하는 것만으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된다고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며 "협의 과정에서 우리 측의 의도를 확실하게 반영할 수 있는 표현을 포함시키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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