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도 등대. 인천관광공사 제공© News1 |
사랑의 시작은 다양한 이야기와 유형이 있다. 그중 가장 이루기 어려우면서도 로맨틱한 사랑은 어쩌면 늘 가까이 존재하던 친구에게서 문득 사랑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다.
친구처럼, 연인처럼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숨 쉬어 온 등대가 있다. 월미도 앞바다를 향해 뻗은 방파제 길을 따라 3분 정도 걸어가면 닿을 수 있는 인천항 갑문 북방파제 등대(이하 월미도 등대)가 그 주인공이다.
월미도 등대는 높이 9m에 불과한 아담한 크기로, 이름에서 보여주듯 인천항 갑문의 북쪽에서 월미도 앞바다를 향해 초록빛의 등불을 밝히며 인천항을 오가는 선박들을 돕고 있다.
특히 야간에도 화려한 불빛으로 빛나는 월미도의 특성에 맞춰 지난 2010년 이후 등대의 불빛이 더 멀리 도달할 수 있도록 '빛의 세기'를 증강했다. 등대 몸체에도 조명을 설치해 야간에 통항하는 선박들에 안전한 뱃길을 밝혀준다.
월미도 등대 뒤로 붉게 물드는 석양. 인천관광공사 제공.© News1 |
월미도는 오래 전부터 젊은 연인 사이에선 익숙한 데이트 명소다. 바닷가 주변으로 '디스코팡팡'과 '바이킹' 등의 놀이기구부터 다양한 먹거리와 감성 카페, 신나는 테마파크가 한데 줄지어 있다.
무지갯빛으로 물든 월미도 등대길의 나무데크, 유리 난간 위로 찰랑이는 바다 위에 쓰인 인천 역사 이야기와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문구는 빛의 화려함 속 운치를 더한다.
분위기 있는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붉은 노을로 하늘과 바다가 무르익는 해 질 녘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파도 소리와 함께 노을을 바라보며 바다 위로 뻗은 등대길을 걷다보면 영화 '비포 선셋'(Before Sunset, 2004) 속의 두 남녀처럼, 어느새 우정에서 사랑으로 번지는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될지 모른다. 바다와 노을, 유람선, 문화의 거리가 공존하는 월미도에서 등대를 향한 로맨틱한 발걸음을 옮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