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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규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 "이제 삼성만 잘해서는 안된다"

"지난 5년간 반도체 소재장비업체와 공동 프로젝트 3배 증가"

[편집자주]

강호규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이 3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코리아2018'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News1
강호규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이 3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코리아2018'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News1

강호규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부사장)이 설비·소재 등 협력업체들과의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강 부사장은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반도체 행사인 '세미콘 코리아2018'의 기조연설에서 "지난 5년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가 설비·소재 협력업체들과 수행한 공동(조인트) 프로젝트가 3배 늘었고, 삼성전자와 협력업체간 함께 작업한 인력의 수도 5배 늘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가장 선행공정을 연구·개발하는 곳으로, 삼성전자 반도체의 미래를 만드는 곳이다.

강 부사장은 반도체 업계의 패러다임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 10나노대에 접어든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에, 반도체업계가 직면한 기술적 난제들을 극복하려면 이제는 반도체 칩 제조사 뿐 아니라 설비, 소재업체 등 반도체 모든 생태계가 손잡고 협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과거에는 설계를 잘하고 반도체 칩 메이커가 잘하면 성공했지만 이제는 설비와 소재업체들이 주인공으로 떠오르게 됐다"며 반도체 전체의 에코시스템이 강화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반도체의 저항을 줄이는 소재 기술이 필수다. 반도체의 경쟁력이 '소재'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때문에 PC램과 Re램 등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반도체 공룡들은 저항을 줄여 반도체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신물질 발견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장비업체도 반도체 경쟁력을 크게 좌우한다. 비싼 외산장비에 의존하는 우리 반도체업계의 우려가 큰 것도 이때문이다. 1대에 2000억원에 달하는 네덜란드산 고가의 노광장비 도입 여부가 반도체업계의 빅뉴스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뿐 아니라 반도체협회에서도 장비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첫 손에 꼽는다.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장비를 사야했던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7나노 로직 공정에서 네덜란드 ASML의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적용한 시험 양산에 들어간다. 이날 강 부사장도 "곧 EUV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EUV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반도체장비업체인 ASML이 세계에서 독점 생산한다. 웨이퍼에 회로를 찍어내는 포토공정에 쓰이는 장비로, 반도체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역할을 한다. EUV는 우주선보다 더 회로가 복잡하다고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에서 10나노까지는 EUV를 쓰지 않았다. 기존 사용하던 불화아르곤 광원(ArF) 장비를 이용한 멀티패터닝 방식으로 10나노까지 개발을 진행했다. 하지만 7나노부터는 EUV를 쓰지 않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일부 주요 패턴에 EUV를 쓰기로 했다. 경쟁사인 인텔과 TSMC 등도 7나노 공정부터 EUV를 쓰기로 결정했다. SK하이닉스도 D램에서 2019년 이후 1z(10나노대 초반) 공정부터 일부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칩 제작 공정 중 반도체 회로가 미세화 될수록 노광 기술이 중요하다.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패터닝할 때는 미세한 파장의 빛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차세대 장비로 꼽히는 EUV는 빛의 파장이 13.5nm로 기존 ArF (193nm)보다 작아 더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만들수 있다. 다만 장비 가격이 비싸고 생산성이 낮아 경제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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