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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모처럼 웃었다'…설 연휴 인파 '북적' 매출↑

연휴기간 마트보다 백화점 발길 늘어…공연·할인행사 접목 영향
'김영란법' 효과 더해져 '고급' 이미지 백화점에 선물 수요 집중

[편집자주]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올해 설 연휴기간 국내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보다 백화점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수의 소비자들이 명절을 앞두고 미리 장을 봐둔 탓에 대형마트보다는 공연과 식사, 쇼핑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백화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각 백화점은 도심에 남아 연휴를 즐기는 이들의 발길을 이끌고자 공연과 할인을 접목한 마케팅을 강화했다. 백화점들의 전략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설을 앞두고 진행한 설 선물세트 판매도 대형마트보다 백화점으로 고객이 몰렸다.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이 개정됨에 따라 선물세트 비용 상한선이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조정됐고, 대형마트보다 '고급' 이미지가 강한 백화점쪽으로 소비자가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공연·쇼핑 한 번에"…명절 기간 마트보다 백화점에 고객 집중

20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설 명절기간이었던 2월 15일부터 18일까지 매출(휴점 포함)은 지난해 설이었던 1월 27일부터 30일 기간보다 11.1% 늘었다. 4일의 휴일 기간 중 휴점일은 각각 2일씩으로 실제 영업일은 올해 2월 17일~18일, 지난해 1월 29일~30일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보다 설 연휴 매출이 16.7% 증가했으며 현대백화점은 9.2% 늘었다. 이들도 설 당일과 직전일 이틀간 휴점했다.

각 업체들은 연휴를 앞두고 대규모 할인행사와 공연 등을 기획했다. 관심 갖을만한 요소를 만들어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고객들을 일단 집 밖으로 이끌어낸 뒤 지갑을 열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들의 전략은 적중했고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간절기 의류 할인 행사와 봄 데이트 패션 제안전을 진행하는 동시에 각 점포별로 '시네마데이 행사' '전통 피리 만들기' '제기 만들기' '전통 노리개 만들기' '회전문어 놀이기구 운영' '윷을 던져 개를 잡아라' 등의 공연 및 고객 참여 행사를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공연이나 볼거리보다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 자체에 집중했다. 이 회사는 14일부터 22일까지 소파 특집전을, 19일부터 22일까지는 강남점에서 최대 70%까지 할인해주는 여성 고객 초대전을 진행했다.

현대백화점은 전국 15개 점포와 5개 아울렛에서 200여종류의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연휴기간 중점적으로 운영해 온 아울렛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는 행사를 기획했다. '캐릭터 퍼레이드' '황금개 뽑기 이벤트' '밴드공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단순히 쇼핑만 하는 장소가 아니라 식사와 공연을 즐기고 가벼운 음주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다보니 연휴기간 직접 매장을 찾은 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도심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고객에 초점 맞춘 덕분"이라고 자체 분석했다.

아울러 업계에서 통용되는 '요일지수'가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유리했다는 점도 백화점 업계의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설이 금·토·일·월요일로 이뤄졌고, 올해 설이 목·금·토·일요일인 만큼 휴점일인 앞의 두 날을 제외했을 때 일·월요일보다 토·일요일이 소비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백화점, '김영란법' 개정 덕에 선물세트 판매량 증가 수혜까지

설 연휴기간 국내 백화점 매출이 호조를 나타낸 가운데 김영란법 개정 영향으로 선물세트 매출까지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났다. 올해부터 농·축·수산물 제품에 한해 선물비용이 10만원까지 상향된 덕분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은 지난해 설 예약판매기간보다 총 50.4% 증가했다. 주요 품목 매출은 축산물 117.3%, 수산물 107.7%, 농산물(청과) 74.6% 순이었다. 본 판매 총 매출도 10.8% 늘었으며 세부적으로는 축산물 4.5%, 수산물 3.1%, 농산물(청과) 15.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설 선물세트 판매 매출도 비슷하다. 이 회사의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은 지난해보다 21.2% 늘었다. 축산물이 38.1%, 농산물(청과) 35.1%, 건강식품 26.8%를 기록했다. 설 선물세트 본 판매 매출은 지난해 설보다 15.2% 늘었다. 부문별로 매출 신장률은 축산물이 19.1%로 가장 높았, 청과 18.3%, 건강 17.7%, 수산 15.6%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형마트들의 경우 설 선물세트 매출이 늘긴 했지만 백화점과 비교했을 때 미미한 수준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28일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으로 이달 15일까지 설 선물세트 본 판매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 설 매출보다 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 역시 설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0.2% 늘어난데 그쳤다. 김영란법 개정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화점 관계자는 "선물 가격 제한이라는 부담이 완화되면서 비교적 비싼 축산물이 인기를 끌었다"며 "고급 이미지가 강한 백화점으로 고객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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