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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일가족 3명 투신 뒤 잠적한 아버지 발견…병원이송

부인·딸 사망 후 만 이틀 만에 모습 드러내
경찰 "심신피폐…병원 치료 후 경위 조사"

[편집자주]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 영등포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일가족 3명이 잇달아 투신, 목숨을 끊은 가운데 연락을 끊고 사라졌던 40대 아버지가 만 이틀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5일 새벽 1시56분쯤 자택으로 귀가하던 아버지 A씨를 순찰 중이던 경찰이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오후 경찰로부터 '부인과 딸이 투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연락이 끊긴 지 약 30시간여 만이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A씨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며 심신이 크게 피폐해진 상태"였다며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의 건강상태가 호전되면 20대 아들과 40대 부인, 10대 딸이 나흘 사이 잇달아 목숨을 끊은 이유와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일 낮 영등포구의 한 20층 아파트 옥상에서 A씨의 아들인 20대 초반 대학생 B씨가 투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나흘 뒤인 13일 오후에는 A씨의 부인 C씨와 10대 후반 딸 D씨가 같은 장소에 동반 투신했다. 두 사람도 유서는 남겨놓지 않았다.

아파트 승강기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는 점을 고려해 C씨와 D씨가 아들 B씨의 죽음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아버지 A씨에게 한 차례 연락했지만, 이후 A씨가 휴대전화를 꺼놓고 잠적하자 소재 파악에 나섰다. A씨의 휴대전화 신호는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서 마지막으로 잡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A씨가 세 사람의 사망에 연루된 혐의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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