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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개" "朴 불쌍"…못말리는 '한국당의 입'

"미친개 몽둥이" 이어 "朴, 인간적으로 불쌍" 논평
김성태 "대변인 입장 최종조율 못해…잘못됐다"

[편집자주]

홍지만 자유한국당 대변인.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홍지만 자유한국당 대변인.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자유한국당이 연일 대변인들의 논평으로 인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때아닌 악재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앞서 장제원 당 수석대변인이 이른바 '미친개 몽둥이' 논평으로 경찰의 강한 반발에 부딪힌 뒤 뒤늦게 사과한 데 이어, 지난 28일에는 홍지만 당 대변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를 두고 "불쌍하다"며 두둔하는 듯한 논평을 내면서 설화에 휘말렸다.

홍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7시간을 두고 긴 세월 벌어졌던 일은 참담하다"며 "세월호 7시간을 탓하며 광화문에서 촛불을 태워 올린 그 많은 세력과 사람들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어 "7시간을 두고 난무했던 주장들 가운데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그런 광풍을 저지하지 못해 수모를 당하고 결국 국정농단이란 죄목으로 자리에서 끌려내려온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고 두둔했다.

당은 이같은 논평을 낸 지 1시간50여분 만에 "인간적으로 불쌍하다"는 문구를 "편파적으로 수사받았던 게 사실이다"고 수정해 재배포했으나 논조는 그대로 유지됐다.

이를 두고 원외 인사이자, 김성태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인 홍 대변인이 당과 미처 입장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 채 논평을 낸 것 아니겠냐는 평가와 함께 당 안팎의 비난이 제기되면서 당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이튿날인 29일 오전 김 원내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개헌 관련 원내지도부·개헌특위 위원 회의를 열어 의원총회를 앞두고 개헌 관련 입장을 조율하면서 이와 함께 홍 대변인의 논평 취소 등에 관해서도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대변인의 입장이 최종 조율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어젯밤에 나간 대변인 논평에 대해서는 상당한 내용을 수정해서 다시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찌 됐든 대통령이 그 불행한 사고에 그 시간에 집무실에 있지 않고 침실에 있었다는 그 자체 하나만으로도 국민들은 어떤 경우든 납득하고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당은 장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추가로 내고 "검찰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며 이루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우리가 만든 제왕적 권력 앞에 스스로 무기력했던 모습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두가 활기차게 일을 해야 하는 시간에 침실에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할 말이 없는 것"이라며 "건강하고 성실하지 못한 제왕적 대통령이 참모들을 보고서 작성에만 급급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국가 위기대응에 실패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스스로 지적했다.

한편 한국당은 지난 22일 장 수석대변인이 울산지방경찰청의 김기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와 관련,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고 논평을 냈다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장 수석대변인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제 논평은 경찰 전체를 대상으로 한 논평이 아니라 울산경찰청장을 비롯한 일부 정치경찰을 명시한 것"이라며 "거친 논평으로 마음을 다치신 일선 경찰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수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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