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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논란' 덮으려다 더 키운 日 재무성

재무성, 각 언론사에 피해 여기자 정보 제공 요청
후쿠다 재무차관 여전히 '부인'

[편집자주]

성희롱 파문에 휩싸인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재무성 사무차관 © AFP=뉴스1
성희롱 파문에 휩싸인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재무성 사무차관 © AFP=뉴스1
 
사학스캔들에 이어 성희롱 파문에 휩싸인 일본 재무성이 이번에도 '버티기'로 일관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특히 당사자인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재무성 사무차관이 지금까지 전면 부인하고 있는데다 재무성이 피해자 특정에 나서면서 여당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거세다.

지난 12일 발매된 주간지 주간신조(週刊新潮)는 후쿠다 차관이 재무성 출입 여기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고, 이후 관련 녹음 파일도 공개했다.

후쿠다 차관은 회식 자리에서 여기자들에게 "안아도 되느냐" "가슴을 만져도 좋냐" 등의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한 발언이 상습적이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재무성의 대응은 부적절했다. 16일 각 언론사 여기자를 조사해 피해자를 특정해 달라고 '이례적' 요청을 한 것이다. 피해자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색출'에 가깝다.

아소 다로 재무상은 17일 각료회의 후 기자들에게 "(녹음 파일 속 남자 목소리가) 후쿠다라는 느낌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를 주장한 여기자가 특정되지 않았다. 성희롱을 인정하긴 어렵다"면서 피해자 수색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특정에 나선 재무성에 여당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노다 세이코 총무상 겸 여성활약담당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화감이 있다. 성희롱 피해자들은 가족에게도 털어놓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자민당 소속 참의원 하시모토 세이코도 "재무부의 대응은 국민의 감정에 어긋나있다. 불신을 넘어 질려있는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후쿠다 차관은 아직 성희롱 보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한 대화를 나눈 적이 없고, 회식을 한 기억도 없다고 부인하면서 주간신조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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