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故구본무 LG 회장이 투병한 악성뇌종양의 증세는?

남성환자 많고 구토 증세…생존율 10% 미만

[편집자주]

LG그룹 고(故) 구본무 회장이 악성 뇌종양(교모세포종)으로 투병하던 끝에 20일 별세했다. 향년 73세이다.(LG그룹 제공)/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LG그룹 고(故) 구본무 회장이 악성 뇌종양(교모세포종)으로 투병하던 끝에 20일 별세했다. 향년 73세이다.(LG그룹 제공)/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LG그룹을 글로벌기업으로 일군 고(故) 구본무 회장이 악성 뇌종양(교모세포종)으로 투병하던 끝에 20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악성 뇌종양은 예후가 가장 나쁜 원발성 뇌종양으로 5년 생존율이 10% 미만이다.

뇌암으로 불리며 전체 뇌종양의 12~15%를 차지한다. 고인은 지난해 건강검진을 통해 뇌종양을 발견했고 같은 해 4월과 12월 두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았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악성 뇌종양은 여성보다 남성환자가 1.6배가량 많고 종양이 매우 빠르게 자라는 특성을 보인다. 소아환자는 성인의 1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적은 편이다.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남동생인 에드워드 케네디 미국 상원의원,  스페인의 골프 전설로 불리는 세베 바예스테로스 등이 악성 뇌종양으로 숨진 유명인사다.

악성 뇌종양이 생기면 뇌압이 증가하고 두통과 간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일부 환자들은 기억을 잃거나 성격이 변하기도 한다. 뇌압이 상승한 환자들은 주로 아침에 심한 두통과 메슥거림, 구토 증상이 생긴다. 또 운동능력이 떨어지거나 얼굴마비, 언어장애, 왼쪽과 오른쪽을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이 병이 생기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러스 감염이나 방사선·발암물질 노출, 면역 결핍에 의한 유전자 손상도 악성 뇌종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악성 뇌종양이 의심되는 환자들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수다. 뇌 MRI만으로 종양 악성도를 판단하기 어려우면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를 진행한다. 종양 위치에 따라 뇌혈관조영술, 뇌자도검사(MEG)도 추가로 받는다.

악성 뇌종양에 걸리면 대개 전신마취를 한 뒤에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다. 문제는 종양을 없애는 과정에서 신경이 마비되는 심각한 합병증이 자주 발생한다. 수술 후 방사선 치료는 약 6주간 이뤄지며, 환자에 따라 방사선과 항암제 치료를 동시에 진행한다.

최근에는 부분마취로 환자 의식을 깨운 후 마비가 오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법이 확대되고 있다. 신체 운동기능을 관장하는 대뇌 전두엽의 운동중추부위(중심앞이랑)에 종양이 생긴 환자들은 수술 후 신체마비같은 후유증을 겪기 때문이다.

정천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전두엽에 뇌종양이 생기면 운동장애를 일으키는 합병증이 위험이 크고 치료가 어려웠다"며 "종양을 제거하면서 환자 상태를 검사하는 새로운 치료법은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브란스병원 뇌종양센터 관계자는 "악성 뇌종양은 뇌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수술하는 게 최선"이라며 "수많은 치료법이 나오지만 여전히 완치가 어려운 중증질환"이라고 말했다.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