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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굴도리 뜻 설명하실 수 있겠나" 장관에게 질문한 이유?

국무회의에 직접 사진자료 가져와 '공공언어' 지적
"국민이 원하는 정보, 좋은 우리 한글로, 친절하게, 정겹게"

[편집자주]

(청와대 제공) © News1
(청와대 제공) © News1

"세벌대 기단, 굴도리집, 겹처마, 팔작지붕, 오량가구, 불발기, 띠살, 교살, 딱지소, 굴도리…혹시 도종환 장관님, 뜻을 한번 설명하실 수 있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가운데 직접 준비한 사진 자료를 화면에 띄우고 이같은 질문을 던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사진은 청와대 내부에 있는 1900년대 초 전통 가옥인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03호 '침류각'(枕流閣) 안내판을 찍은 사진이다.  

국무회의 말미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공공언어 개선 추진 방안'을 발표하자 문 대통령은 이 사진을 띄우고 "이게 공공언어의 한 유형"이라며 안내판을 줄줄이 읽은 뒤, "혹시 도 장관님 뜻을 설명하실 수 있겠느냐"고 물은 것이다.

이에 도 장관은 "이게 우리 현실"이라고 동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5량 가교, 그게 5개가 있는 구조라든지 이런 것이 전통가옥 연구자들에게는 관심사일지 몰라도 일반 국민이 무슨 관심이 있겠느냐"며 "청와대 안에 있는 건물인데 볼 때마다 '이게 무슨 용도로 만들어졌을까. 언제, 왜 이게 지금 청와대 이 자리에 있지'가 궁금한데 그런 의문에 대해서는 (안내판에) 한마디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원하는 게 아닌 정보가 엄청나게 어렵게 표시가 돼 있는 것"이라며 "좋은 우리 한글로도 바뀌어야 될 뿐만 아니라 실제로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가 담겨야겠다"고 언급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왕 친절하게 하는 김에 국민에게 정겹게 잘 알려주는 그런 식으로 소개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우리 한글로, 쉬운 용어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만약에 그런 용어를 마련하지 못하거나 우리말로 옮기기 어려운 용어는 하다못해 뜻을 각주라도 달아주면 훨씬 더 수월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26일 발의한 대통령개헌안은 모든 국민이 이해하기 쉽게 하자는 취지에서 국어기본법에 따른 한글화 작업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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