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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엄지발가락 잃었는데 난 왜 안되는거죠?"

25년전 사고로 엄지발가락 절단됐지만 장애등급 못받아

[편집자주]

25년 전 산업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사고로 우측 엄지발가락을 잃은 조모씨(80).© News1
25년 전 산업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사고로 우측 엄지발가락을 잃은 조모씨(80).© News1

"사고로 엄지발가락 전체를 잃었는데 어떻게 정확히 기억이 안날 수가 있나요. 허태정 후보는 장애등급을 받았는데 난 왜 안 되는거죠?"

25년 전 산업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사고로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잃어야했던 조모씨(80·대전 중구 태평동)는 당시 상황을 생생히 기억했다. 

고령이지만 그는 지금도 그 때 사고 장소와 어떻게 다쳤고, 치료는 어디서 받았고, 누구와 병원에 동행했는지, 그리고 산재처리 상황 등을 또렷하게 떠올렸다.

1993년 경기도 성남의 한 공장에서 근무했던 조씨는 작업 도중 기계에 맞물려 있던 너트가 풀리면서 원형 크기의 거대한 쇠뭉치가 그의 우측 엄지발가락에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조씨의 엄지발가락은 뭉개져 이를 목격한 공장 직원의 도움을 받아 경기도 광주의 한 조그마한 병원에 실려갔다.

그러나 "여기에선 치료가 불가능하다며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병원 측의 설명에 인하대병원으로 옮겨져 우측 엄지발가락 절단 수술을 받았다. 그는 산재 처리로 70일 가량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는 퇴원 후 공장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지만 몸이 불편해 결국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엄지발가락 전체를 잃은 조씨는 장애 판정을 받고 싶었지만 당시 산재 담당의사로부터 '장애등급이 나오지 않는다'는 설명을 듣고 장애등급 신청을 포기해야만 했다.

조씨와 똑같은 우측 엄지발가락이 절단됐다는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는 2002년 9월 지체장애  6급 1호 등급 판정을 받았다.

허 후보가 받은 '6급 1호'는 발가락 하지 장애가 아닌 상지 장애로 '한 손의 엄지손가락을 잃은 사람'만 해당돼 허위 장애 진단 의혹을 받고 있다.   

허 후보는 "1989년 대전 대화동 공사 현장에서 철근이 떨어지는 사고로 우측 엄지발가락을 잃었으며, 이후 2002년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장애등급 판정을 받았다"고 줄곧 주장해오고 있다.

조씨는 "나도 허태정 후보와 똑같은 우측 엄지발가락이 절단됐는데 허 후보는 장애등급을 받고 나는 왜 못받는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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