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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남 탓만…" 朴 국정농단 2심 징역 30년 구형(종합)

검찰 "진지한 반성 없고 범행 부인·책임 전가"
변호인 "자책하고 있을 것" 선처 호소…내달 24일 선고

[편집자주]

 박근혜 전 대통령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 /뉴스1

'국정농단' 사태의 정점으로 지목돼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66)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 심리로 2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은 부여받은 권한을 자신과 최순실씨의 사익 추구를 위해 남용하는 등 정경유착의 전형을 보였다"며 "문화예술 분야를 편가르기 했고 창작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했으며 공무원을 사직시키는 등 직업공무원 제도를 형해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오로지 남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고 헌법과 사법절차를 부정했다"며 "최씨에 대한 의혹이 주목받자 모르쇠로 일관했고, 나중에 최씨의 범죄가 명백하게 밝혀져 자신도 사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되자 '최씨에게 속았다'며 책임을 전가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은 형사·사법 절차에 임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거부하고 있다"며 "오늘까지도 박 전 대통령은 법정 출석을 거부하고 진지한 반성을 보이지 않으며 범행을 부인하면서 책임을 하급자에게 전가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가운데 국선변호인은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일관되게 공소사실 전체를 부인하고 현재도 이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2017년 5월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재판시작을 기다리고 박 전 대통령(왼쪽). 뉴스1
 2017년 5월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재판시작을 기다리고 박 전 대통령(왼쪽). 뉴스1

변호인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해 사적으로 취득한 이익은 한푼도 없고 승마 지원금도 박 전 대통령 개인과 관련이 없다"며 "국과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는 신념을 갖고 펼친 일이 모두 부정되고 정치적·사회적으로도 매장된 현실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국선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은 20대 초반 부모를 여의고 아픈 시간을 보내는 동안 소소한 일을 도와주던 최씨에게 인간적으로 의지했을 뿐 최씨가 사적 이익을 추구한 걸 결코 알 수 없었다"며 "구치소에서 매일 이런 자책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이날 모든 변론을 종결하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다음 달 24일 오전 11시에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실세' 최순실씨(62)가 실소유한 미르·K스포츠재단의 출연금 774억원을 대기업에 강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 등 18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최씨의 딸 정유라씨(22)의 승마지원금 명목으로 삼성에서 77억9735만원을 받는 등 총 433억2800만원(실제 수수금액 298억2535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도 있다.

지난 4월 1심은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함부로 남용해 국정을 혼란에 빠트리는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와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도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이에 대한 선고는 이날 오후 2시 예정됐다. 해당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각각 확정판결을 받으면 형기는 그만큼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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