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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내분' 위기의 잠실5단지…'50층 재건축' 포기하나

일부 주민 조합 맞서 '주민회' 결성…민원·집회 이어가
서울시 "조합원 선택에 달렸다"…재검토 가능성도

[편집자주]

 서울 송파구의 대표적 재건축 추진 단지인 잠실주공 5단지의 모습.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 송파구의 대표적 재건축 추진 단지인 잠실주공 5단지의 모습.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 송파구 대표 재건축 아파트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의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조합원들간의 갈등으로 그간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50층 종상향',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등이 무산 위기를 맞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에 잠실5단지 50층 종상향을 철회하고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을 무효화해 달라는 일부 조합원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잠실5단지의 경우 잠실역 주변이 광역중심지로 인정 받아 역 모서리 부분을 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50층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또 재건축되는 단지를 지역 랜드마크로 조성해보자는 서울시의 제안에 따라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진행해 1등 당선작을 선정해놓은 상태다.

현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수권소위원회에서 설계공모 당선작을 기반으로 최종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가다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최종 당선된 설계작이 국제공모 취지와 달리 네모 반듯하게 설계돼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이후 아파트 값이 오히려 하락하면서 반대 여론이 형성됐다. 또 서울시가 50층 종상향을 조건으로 과도한 기부채납을 요구해 이를 무효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민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같은 생각을 가진 주민들이 시와 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인 현 조합에 대항해 '잠실5단지 주민회'를 구성했다.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된 주민 수는 현재 1055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5단지는 총 3930가구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재건축시장 환경변화에 따라 조합원들의 입장에서 정비계획안을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시가 50층 종상향을 조건으로 준주거지역과 3종주거지역을 가르는 관통도로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도 주민회는 서울시 제안을 수용할 경우 단지가 두 동강이 나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 밖에 공공시설 등 기부채납 요구가 과도해 차라리 50층 종상향을 철회하고 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전환하는 등 사업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3종주거지역으로 전환하면 최고로 높이 지을 수 있는 층수가 50층에서 35층으로 낮아지게 된다. 

또 조합원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경쟁력이 약한 설계공모 당선작을 무효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 주민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 News1
잠실주공5단지 주민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 News1

이들은 아파트 단지내와 서울시청 앞에서 정기적으로 집회를 열며 반대 여론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불안감을 느낀 현 조합측도 재건축 정비계획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조합측은 "2013년 부터 종상향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해왔는데 막바지에 와서 종상향을 포기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국제공모 당선작에 대해서도 "현재 당선작은 아이디어 수준에 불과하며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좋은 설계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같은 조합내 움직임에 대해 전적으로 조합원들의 선택에 달렸다는 입장이다. 조합원들이 원한다면 50층 재건축과 설계공모 당선작을 언제든 뒤집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 관계자는 "현재 잠실5단지의 경우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상황은 아니며 조합원들의 결정에 달려있다"며 "조합 내부적으로 협의한 내용에 따라 처리해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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