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콩 한 바구니 팔기도 힘들어"…폭염에 전통시장도 한산

[편집자주]

대전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이 폭염 탓에 손님이 끊겨 한적한 모습이다. © News1
대전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이 폭염 탓에 손님이 끊겨 한적한 모습이다. © News1

35도가 넘는 폭염경보가 한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10일 오후 2시 대전 동구 중앙시장.

중앙시장은 대전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항상 사람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폭염 여파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모두 1400여 개의 점포가 있지만 그 중 절반은 손님을 기다리다 지친 상인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상인 김모씨(81·여)는 "날씨가 너무 더워 사람도 별로 없어 하루에 콩 한 바구니도 팔기 힘들다"며 "그래도 먹고 살려면 나와 앉아 있어야지 별 수 있느냐"고 더운 날씨가 원망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더위 탓에 문을 닫은 점포들이 중앙시장 곳곳에 있다. © News1
무더위 탓에 문을 닫은 점포들이 중앙시장 곳곳에 있다. © News1

먹거리를 파는 상인 이모씨(77·여)도 행여나 손님이 올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씨는 "보통 이 시간에는 부침개와 막걸리를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더위 탓에 오질 않는다"며 "손님이 없으니 문을 닫고 안나오는 상인들이 늘어 거리가 한적하다"고 한숨지었다. 

채소를 파는 상인들은 폭염 탓에 팔기도 전에 상해버리는 채소가 못내 야속하기만 하다. 뜨거운 햇빛 아래서 저마다 채소의 싱싱함을 유지하기 위해 우산과 파라솔로 햇빛을 막아보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역부족이다.

최모씨(73·여)는 "오전 내내 뜨거운 햇빛을 받다보니 파도 노랗게 시들고, 오이도 숨이 죽는다"며 "결국 다 떨이로 팔 수밖에 없다"고 손을 내저었다.

개당 1500원이던 오이가 저녁이 되면 2개에 2000원으로 떨어지지만 이 마저도 찾는 손님이 없어 떨이하기가 녹록치 않다.

먹거리를 파는 시장 상인이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News1
먹거리를 파는 시장 상인이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News1

장을 보러 나온 한 주부는 "가깝긴 해도 너무 더워 시장보다는 대형마트를 이용하게 된다"며 "그나마 저녁에 떨이를 사러 방문한다"고 말했다.

중앙상인회 관계자는 "경제도 어려운데 폭염 탓에 상인들이 더 힘들어 한다"며 "좀 덥더라도 시장 상인들을 위해 전통시장을 많이 이용해달라"고 부탁했다.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