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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원·전준호 "예술 역할은 경계지우기"…첫 영국 개인전

11월23일부터 내년 3월17일까지, 테이트 리버풀 미술관서

[편집자주]

문경원(왼쪽)·전준호 작가.(갤러리현대 제공)
문경원(왼쪽)·전준호 작가.(갤러리현대 제공)

'뉴스 프럼 노웨어'(NEWS FROM NOWHERE) 프로젝트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문경원·전준호 작가는 자신들의 작업에 대해 '경계 허물기, 경계 지우기'라고 정의했다.

20일 서울 삼청로 두가헌에서 만난 전준호 작가는 "대중이라는 것은 굉장히 추상적이다. 예술이 쉬워야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은 오류였다"며 "예술을 통해 생각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게 하는 것, 결국 저희가 하는 것은 경계지우기"라고 말했다.

문경원·전준호 작가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9편의 영상작업 등을 함께 해오고 있으며 뉴스 프럼 노웨어 프로젝트는 제13회 카셀 도큐멘타를 통해 처음 선보인 뒤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두 작가는 1890년도에 출판됐던 윌리엄 모리스의 사회 풍자 소설 뉴스 프럼 노웨어에서 영감을 받아 프로젝트 이름을 정했다고 한다.

디자이너, 작가, 사회주의 운동가였던 모리스는 사회주의와 공상 과학을 합쳐 그가 살고 있었던 19세기 영국에 대한 이야기를 작가만의 21세기 런던 유토피아로 그려냈다.

전준호 작가는 "문경원 작가와는 2007년 처음 만났는데 당시 예술가로서 회의가 많이 드는 시점이었다"면서 "예술은 대중과의 소통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너무 상투적·추상적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어느 범위까지가 대중인가, 또 대중과의 소통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사실상 우리는 모른다"면서 "그렇다면 우리가 뭘 할 수 있는지, 우리가 하는 일이 뭔지를 알아보는 프로젝트를 같이 해보자는 단순한 생각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문경원 작가도 "협업을 하게 된 주 이유는 소모적으로 작품 하나를 만들고 여러 전시를 하면서 어떤 피드백도 없고 작가들끼리 소모적으로 전시만 하는 것에 대한 회의였다. 두 작가의  다른 시각으로 플랫폼을 만들고 여기에 다른 분야에 있는 전문가들을 초대해서 그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우리가 생각하는 예술이 뭘 할 수 있는지 우리 스스로 알아보자는 작음 바람에서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문경원·전준호 작가는 2012년 카셀 도큐멘타에서 처음으로 배우 임수정과 이정재가 주연으로 협업한 '세상의 저편'(El Fin del Mundo)를 선보였다.

종말의 마지막 순간까지 살아남은 남자 주인공과 종말 이후 새로 탄생한 인류인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13분짜리 이 영상작품은 예술의 끝과 시작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며 예술이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이례적 산책' 메이킹 필름.(갤러리현대 제공)
'이례적 산책' 메이킹 필름.(갤러리현대 제공)

이 작품은 올해 테이트 미술관에 소장된 것을 계기로 영국 테이트 리버풀 미술관에서 프랑스 모더니즘 작가인 페르낭 레제의 개인전과 함께 병행 전시된다.

갤러리 현대 측은 "두 작가와 함께 일한지 10여년이 됐는데 그 기간동안 좋은 일이 많이 있었지만 이번은 특별히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준호 작가는 "페르낭 레제는 단순히 그림만 그린 사람이 아니라 영상, 연극, 공예품 등을 만들고 예술이 사람들 생활에 투입되고 실천적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라면서 "우연찮게도 페르낭 레제가 일러스트 디자이너들과 같이 만든 그림책 이름도 'El Fin del Mundo'였다"고 말했다.

문경원·전준호 작가는 첫 영국 개인전인 리버풀 전시에서 영국 산업혁명을 이끈 중심 도시였던 리버풀의 산업단지 흔적들과 미래 첨단기술이 공존하는 도시 이미지를 쇼핑 카트가 움직이며 관찰하는 신작 '이례적 산책'(ANOMALY STROLLS)을 함께 선보인다. 전시는 11월23일부터 내년 3월1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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