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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국시장 영광은 끝났다?…올 목표 '적색등'

8월까지 47만여대 판매…사드사태 이전보다 20만대↓

[편집자주]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올 들어 현대자동차의 중국 판매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발생한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에서 겨우 벗어나나 했는데, 이번엔 중국 토종업체들이 약진하며 현대차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현대차의 중국시장 영광이 이미 끝났다는 단언도 나온다. 현대차에겐 아픈 지적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중국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중국승용차시장연석회와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8월까지 현대차가 중국에서 판매한 차량은 총 47만8014대(도매기준)다.

이는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았던 전년 대비 18.23%(40만4300대)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사드 여파가 이전인 2016년 판매량 67만4810대에 비해선 29.16%나 줄어든 규모이다. 

앞서 현대차는 2002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연간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판매가 급감한 이후로는 좀처럼 과거의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올해 목표로 내걸었던 연간 판매량 90만대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외국계 브랜드와 기술력을 끌어올린 중국 토종 브랜드 사이에서 현대차의 입지는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1~8월 중국의 대표적 메이커인 지리자동차는 101만2429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나 성장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대차보다 20여만대 많이 팔던 회사가 1년 사이 격차를 60만대 가까이 벌린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의 판매 부진에 대해 "중국 한한령(限韓令)이 판매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지리차 등 중국 토종업체의 기술 수준이 크게 오른 것이 현대차 판매부진의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대차 대비 가격 경쟁력이 20~30% 저렴하고 비슷한 옵션을 가진 차가 있다면 중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저렴한 자국산 차를 타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베이징현대차와 지리차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각각 17개, 16개의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는 승용차 12종, SUV 5종, 지리차는 승용차 9종, SUV 7종이다.

이중 현대차와 지리차의 가장 저렴한 소형 승용차 모델인 위에나(悦纳,신형 베르나)와 진강(金鋼)의 가격은 각각 4만9900위안과 3만9900위안으로 두 차의 가격차는 25%였다.

현대차가 그동안 세단형 승용차 판매에 주력하다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저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시장 공략에 실패한 것도 판매 부진의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베이징(北京)이나 상하이(上海) 등 큰 도시의 경우 세단을 많이 타지만 쓰촨성(四川省)과 같은 외곽으로 빠질 경우 도로 사정 등으로 인해 저가형 SUV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이같은 SUV 시장을 놓치면서 저가 SUV위주의 현지 업체들의 경쟁력이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도 중국업체들의 이같은 성장세를 2~3년전 부터 인식하고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지금 당장 뒤집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미 2~3년전 부터 중국 토종 업체들의 기술력 상승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 등은 예상됐었다"며 "다행히 현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향후 1~2년은 어렵겠지만 대응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향후 중국시장 전망은 여전히 암울한 상황이다. 김 교수는 "현대차의 중국 시장에서의 영광은 이미 끝났다"며 "가격과 품질 등 현지 선호도를 분석해 중국 시장에 맞는 모델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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