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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탄압? 단순 살인?…불가리아 女기자 강간 후 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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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시신으로 발견된 불가리아의 여성 기자인 빅토리아 마리노바의 사진 앞에 추모객들이 꽃과 촛불을 바쳤다. © News1
지난 8일 시신으로 발견된 불가리아의 여성 기자인 빅토리아 마리노바의 사진 앞에 추모객들이 꽃과 촛불을 바쳤다. © News1

불가리아에서 한 여성 기자가 지난 주말 성폭행 후 살해된 채로 발견되어 국민들의 애도와 분노를 사고 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불가리아 동북 지역 루세의 민영 매체 TVN 기자인 빅토리아 마리노바(30)는 머리에 둔기를 맞고 목이 졸린 채 성폭행당한 시신으로 지난 6일 발견됐다.

그후 수백명의 인파가 루세 중앙광장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밤을 새우고 촛불과 꽃을 마리노바의 사진 앞에 놓았다. 소피아에서도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인파가 모였고 소셜미디어에서도 분노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이자 자선단체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마리노바의 죽음의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마리노바는 '디텍터'(감지기)라는 제목의 시사 토크 프로그램에 출연중이었다. 지난 9월30일에 방영된 프로그램의 첫 회는 유럽연합(EU)에서 지원받은 기금 관련 정치인들의 부패 사건을 다루었다.

검찰은 8일 기자 업무와 연관될 수 있는 모든 단서들을 수사관들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지 방송들은 이 사건을 거의 다루지 않았다. 일부 동료 기자 등은 그녀가 보도 때문에 위협받은 것 같지는 않다면서 단순한 살인사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 분석가이자 언론학 교수는 "불가리아가 언론 자유 관련해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그게 이 사건과 관련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기자들은 '처형'같은 느낌의 잔인한 방식의 살해가 언론인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일 수 있다고 보았다. 국경 없는 기자들(RSF)에 따르면, 불가리아는 언론의 자유에 있어서 총 180 국가 중 111위를 차지해 EU에서 가장 뒤처진 국가에 해당한다.

넓게 퍼진 부패, 불투명한 언론 소유, 언론인과 정치인들 사이의 결탁이 불가리아 언론 발전에 지속적인 장애요인이라고 RSF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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