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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회사에서 상근? 이웅열 코오롱 회장…'고액 보수' 논란

총 6개 계열사에서 임원…상반기 최소 19억원 수령
경제개혁연대 "여러회사 상근은 비상식적"

[편집자주]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News1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겸직하는 6개 계열사에서 올해 상반기 보수로 최소 19억원을 받았다. 6곳 중 4곳에선 상근 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각 사의 다른 상근임원들보다 훨씬 많은 보수를 수령했다. 그룹 총수가 여러 회사에서 상근직으로 고액의 보수를 받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각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올 상반기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글로벌에서 각각 8억원, 5억5000만원, 5억4700만원씩 모두 18억97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코오롱에선 5억원 미만을 받아 공개되지 않았다. 이 회장의 상반기 보수가 최소 19억원 이상임을 의미한다.

특히 보수공시 의무가 없는 코오롱글로텍과 코오롱베니트를 합치면 실제 보수 수령액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해 연간으로 5개 계열사에서 60억47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 회장은 현재 그룹 내 6개 회사에서 임원을 겸하고 있다. 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텍, 코오롱생명과학에선 상근 임원에 올라 있다. 

올해 상반기 이 회장보다 많은 보수를 받은 대기업 총수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유일하다. 조 회장은 8개 회사에서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최소 4개사의 상근임원을 맡고 있다. 조 회장은 상반기 58억2700만원을 받았다.

경제개혁연대는 한 사람이 여러 회사에서 동시에 상근 임원을 맡는 데 대해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상근'은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일정한 시간 동안 근무를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한 회사에서만 근무하는 다른 상근임원보다 많은 급여를 받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에는 장희구 대표이사 사장, 안태환 대표이사 전무 등이 상근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이들은 상반기 이 회장보다 적은 5억원 미만의 보수를 수령해 공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이우석 대표이사 사장도 이 회장보다 적은 5억원 미만을 받았다.

경제개혁연대가 제시한 판례에 따르면 보수와 직무의 상관관계가 상법에 명시돼 있지 않더라도 이사가 회사에 대해 제공하는 직무와 그 지급받는 보수 사이에는 합리적 비례관계가 유지돼야 한다. 회사의 채무 상황이나 영업실적과 견줘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나 균형성을 현저히 잃을 정도로 과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다수의 회사에서 임원을 겸직하면서 한개 회사에서만 상근하는 임원에 준하는 급여를 받는다는 것은 합리적 비례관계가 유지되지 못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비교적 엄격한 규정이 적용된 사외이사 겸직과 비교하면 문제는 더 선명해진다. 현행 상법은 상장회사의 사외이사가 해당 회사를 포함해 2개 회사(상장·비상장 포함)까지만 임원(이사·집행임원 및 감사)으로 겸직하는 것을 허용한다. 1인이 다수의 직책을 가지게 되는 경우 업무충실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사전에 상법에 이사의 겸임 개수를 정한 것이다.

이은정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은 "한명이 다수의 회사에서 (상근)임원을 겸직하는 것은 이사의 업무충실의 관점에서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다수의 회사에서 상근을 하며 다른 상근 임직원과 유사하거나 높은 급여를 받아 왔다 하더라도 이러한 급여체계가 적정한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이웅열 회장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4개사의 상근직을 수행하면서 경영상 중요한 결정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면서 "보수는 직급에 따른 내부 보수 규정에 따라 합당하게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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