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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中 덕분에 먹고사는데…대만독립 만세?

[편집자주]

20일 대만독립을 촉구하는 시위가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 민진당 앞에서 열렸다. AFP=뉴스1 © News1 
20일 대만독립을 촉구하는 시위가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 민진당 앞에서 열렸다. AFP=뉴스1 © News1 

대만은 중국 덕분에 먹고산다. 그런데 완전한 독립을 원하고 있다. 20일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에서 대만 독립을 국민투표에 부쳐줄 것을 요구하는 시위에 12만 명이 참가하는 등 대만의 독립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홍콩도 일부에서 독립 요구가 있다. 그러나 대만처럼 광범위한 것은 아니다. 대만과 홍콩의 독립열기에 온도차가 나는 것은 역사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홍콩은 자고이래 중국 땅이었다. 그러나 대만은 중국의 마지막 왕조인 청나라에 와서야 비로소 중국땅이 됐다. 드넓은 대륙을 지배하던 중국 역대 왕조는 자그마한 섬나라인 대만을 신경쓰지 않았다. 

대만은 독자적인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만은 청나라에 편입되기 전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구 열강의 주목을 받았다. 대만을 차지하면 중국, 일본과 모두 교역을 할 수 있었다. 따라서 포르투갈, 네덜란드, 스페인이 차례로 대만 전체 또는 일부에 식민지를 건설했었다.

대만 위치도. 중국은 물론 일본과도 가깝다 - 구글 갈무리
대만 위치도. 중국은 물론 일본과도 가깝다 - 구글 갈무리

그러던 대만은 1661년 한족 왕조인 명나라가 만주족인 청나라에 멸망하자 한족인 정성공(鄭成功)이 부하를 이끌고 대만에 상륙해 대만을 반청복명(反淸復明, 만주족인 청나라를 멸망시키고 한족인 명나라를 부활시키자는 운동)의 기지로 삼으면서 중국 역사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1662년 정성공이 죽고 이후 승계문제로 대만이 혼란에 빠지자 1683년 청나라가 대만을 공격해 굴복시켰다. 청나라는 1684년 대만을 푸젠성에 예속시키고 대만부를 설치했다. 대만은 1684년에 이르러서야 중국 역사에 정식 편입된 것이다.

이후 1895년 청일전쟁에서 청나라가 일본에 패하자 대만은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 대만은 1945년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50년간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대만은 일본의 패전으로 1945년 10월 25일 중국으로 다시 반환됐다. 그러나 중국 대륙은 모택동의 공산당과 장개석의 국민당이 치열한 내전을 벌이고 있었다. 더욱이 내전을 피해 새로 이주해온 외성인(外省人)과 원주민인 본성인(本省人) 사이의 갈등이 폭발해 1947년 ‘2·28 사건’이 터졌다. 2·28 사건은 외성인이 본성인을 탄압한 사건으로 엄청난 학살이 자행됐다. 약 3만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의 참상은 홍콩 배우 양조위가 주연한 영화 ‘비정성시(非情城市. 비정한 도시라는 뜻)’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그 뒤 1949년 국민당이 공산당과의 내전에서 패하자 대만으로 후퇴함으로써 대만은 지금까지 대륙의 중화인민공화국과 구분되는 독자적인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중국이 대만을 직접 지배한 기간은 청나라가 대만부를 설치한 1684년 이래 일본이 식민 지배를 시작한 1895년까지 200여년에 불과하다. 이같은 역사적 배경 때문에 대만은 홍콩이나 마카오보다 중국과의 동질성이 낮은 편이다.

게다가 최근 대만은 미국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확보했다. 원래 미국은 중국과 수교할 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키로 하고 대만과 단교했다. 

당시 미국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을 미국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20세기 외교의 달인 헨리 키신저가 그 유명한 ‘핑퐁외교’를 통해 중국을 미국의 편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이후 미중은 경제적으로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그런데 그런 중국이 너무 커버렸다. 미국의 패권을 위협할 수준이 된 것이다. 

이제는 미국이 구소련을 포위했던 것처럼 중국을 포위해야 할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은 중국 대륙이 한눈에 보이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려면 한국보다는 대만이 최적지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고 대만을 미국 편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미국은 대만 타이베이에 사실상 미국 대사관인 주대만미국협회를 개설했고, 대만 관리의 미국 방문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을 통과시켰다. 덕분에 차이잉원 총통은 최근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를 공식 방문할 수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만의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발생한 것이다. 대만은 미국이라는 확실한 우군을 확보하고 있다. 공산당 입장에서도 대만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대만을 통일해야 중국 공산당의 숙원인 천하통일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 유일패권국 미국을 등에 업은 대만을 굴복시키기는 쉽지 않을 터이다. 이제 대만은 단순한 중국의 미수복지에서 미중 패권 전쟁의 최전선으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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