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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2명 살해' 사형 대신 징역 38년…"심신미약 감경"

법원 "자유의지와 심신미약, 동일 처벌 어려워"

[편집자주]

오피스텔 경비원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모씨(28). 2018.5.2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오피스텔 경비원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모씨(28). 2018.5.2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는 16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모씨(28)에게 징역 38년을 선고하고 20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라고 명령했다.

강씨는 공판과정에서 범죄사실을 다투지 않고 모두 인정해, 쟁점은 '심신미약' 인정여부였다. 강씨 측은 환청을 듣는 등 정신질환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강씨는 2008년부터 누군가 자신에게 뭐라고 하는 것 같은 증상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병원에선 즉시 입원을 권유했다"며 "중국 유학 당시에는 대학 측이 영사관을 통해 부모에게 '강씨가 자살할 수 있으니 데려가라'고 연락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시 거주하던 오피스텔에선 여자 목소리 등 환청이 들리자 이를 층간소음으로 인식해 경비원을 만난 것"이라며 "강씨는 망상과 환청 등으로 인한 조현병을 앓고 있고 이는 이 사건 범행과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강씨는 사물변별 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의 상실까진 아니라도, 그런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이르러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이 인정된다"며 "심신미약으로 인해 감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도구를 준비하는 등 범죄를 계획했고 두 명의 생명을 빼앗은 범죄는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자수했고 재판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앓고 있는 조현병이 범행 원인이 됐다고 인정된다"고 말했다.

검찰이 구형한 사형에 대해선 "이런 이유로 강씨의 생명을 박탈하긴 어렵다"며 "무기징역을 고려해봤지만, 자유의지에 의한 살인과 심신미약으로 인한 살인을 동일하게 처벌하는 건 비례원칙에 맞지 않아 감경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 5월 오후 9시쯤 강남구 세곡동 한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수사기관에서 "환청이 들린다" "정신병으로 약을 먹었다"고 진술하는 등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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