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5시쯤 강원 양구군 GP(감시초소) 내 화장실에서 머리에 총상 사고로 숨진 김모 일병이 홍천국군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News1 이찬우 기자 |
강원 양구 최전방 부대 내 GP(감시초소) 화장실에서 총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된 김모 일병(21) 사건에 대해 군 당국이 일단 초기 수사에서 병영갈등은 없었다고 파악했다.
육군 관계자는 19일 "현재까지의 수사 상황을 보면 구타 및 가혹행위 등 병영갈등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따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사건이 발생한 지난 16일 해당 부대 헌병수사관 등을 중심으로 수사단을 꾸려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육군은 해당 GP장 및 부대원 등을 대상으로 김 일병의 평소 근무관계와 병영 내 갈등 여부 등을 조사했지만 특이점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일병 근무 당시 동료 병사 등 부대원들을 대상으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발생 가능성도 대비해 지원하고 있다. 김 일병은 당시 동료들과 야간경계근무조였다.
사건 당일 "북한군 지역에서의 특이활동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 대공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군 당국이 밝힌 것에 대해서는 "합동정보신문조(합신조)에서 판단했다"고 말했다.
육군은 지난 17일 유가족 입회 하에 현장감식 등을 했고 이날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부검을 진행한다. 특히 정황상 김 일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육군은 부대 내에서 통합보관중이던 김 일병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김 일병이 포털 사이트에서 극단적 선택 관련 내용을 다수 검색한 기록도 확인했다.
육군 수사결과 김 일병은 K2 총기자살, 군인 총기자살 등을 키워드로 검색한 뒤 구체적인 내용을 찾아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오후 8시50분쯤 강원 양구군 GP(감시초소) 내 화장실에서 머리에 총상 사고로 숨진 김모 일병이 홍천국군병원으로 후송됐다.사진은 홍천국군병원 영결식장 모습.© News1 이찬우 기자 |
김 일병 부대는 병사 휴대전화 사용 시범 부대는 아니라 군 안에서 관련 내용을 검색하지는 않았다는 게 육군 측 설명이다. 김 일병이 휴가를 갔다가 지난 13일에 복귀해 휴대전화를 맡기기 전 내용을 검색했다고 추정한다.
육군은 또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GP에 도착한 김 일병이 '상황실(TOD운용병 근무장소)'로 가기 전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혼자 간이화장실로 걸어갔다고 본다.
육군 관계자는 전날 "화장실 안에서 김 일병의 K2 총기 1정과 탄피 1개를 발견했고 그 외 다른 사람의 총기와 실탄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즉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로써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북측 또는 동료 부대원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것이다.
김 일병은 지난 16일 오후 5시쯤 머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졌고 오후 5시38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 사고는 당시 김 일병이 야간경계 근무조로 투입된 후 벌어졌다.
김 일병은 지난 7월27일 해당 부대로 전입했고 8월22일부터 TOD(감시장비운용)병으로 파견 근무 중이었다.
김 일병은 평소 외향적인 성격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했고 파견 전 실시한 신인성검사에서도 '양호'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져 갑작스러운 죽음에 계속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육군은 김 일병 사망과 관련해 북측 소행 또는 타살 가능성과 함께 은폐 의혹까지 불거지자 전날 이례적으로 수사 내용 일부를 언론에 공지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글이 50개 이상 올라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