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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의 진화]②"토스보험입니다"…긴장하는 보험사들

비바리퍼블리카, GA 설립…비대면·맞춤형 보험 영업
우량 소비자 뺏길까, 보험사들 초긴장 속 예의주시

[편집자주]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간편송금 서비스로 유명한 '토스'를 운영하는 핀테크 업체 비바리퍼블리카가 보험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핀테크 보험사들이 기존 보험업계와 '내보험 찾아줌' 서비스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토스가 선제적으로 직접 보험 영업에 나서면서 보험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토스가 보험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할지가 관심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가입자가 1000만명인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보험 독립판매대리점(GA) 자회사인 토스보험서비스를 설립했다. 간편송금 서비스를 통해 이미 확보한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비대면·맞춤형 보험 영업을 한다.

현재 토스를 비롯해 굿리치, 마이리얼플랜, 보맵 등 핀테크 업체들은 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내 보험 찾아줌'(숨은 보험금 찾기), 신용정보원(신정원)의 '내 보험 다보여' 서비스에 대한 데이터 접근권을 이용하고 있다. 이 서비스들은 흩어진 보험 상품들을 한 번에 조회한다는 장점이 있다. 핀테크 업체들은 내보험 찾아줌, 내보험 다보여 데이터를 끌어다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고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그런데 최근 보험협회와 신정원이 핀테크 업체들의 데이터 접근에 제동을 걸었다. 토스 등 핀테크 업체들이 이 서비스들을 자사 서비스인 것처럼 광고하고 있다는 불만에서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핀테크 업체들이 내보험 찾아줌에 대해 그간 이용하던 스크래핑(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해 제공)하는 방식이 아닌, 고객이 협회 사이트로 접속하도록 링크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꾸라고 통보했다. 소비자들이 내보험 찾아줌 서비스가 핀테크 업체의 자체 서비스로 오인할 만한 광고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신정원은 내보험 다보여 조회 서비스를 12월3일부터 사이트 가입 회원만 이용할 수 있도록 인증 방식을 바꾼다.

쉽게 말해, 핀테크 업체들이 지금처럼 쉽게 정보를 끌어다가 자사 앱 내에서 활용할 수 없도록 한다는 얘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용과 노력을 들여 만든 서비스를 핀테크 쪽에서 쉽게 이용하다 보니 정작 본 사이트에는 고객의 접속이 줄어들고,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신생 핀테크 업체가 보험사들보다 쉽고 간편한 앱 서비스를 통해 비교적 우량한 고객 정보를 선점하는 데 대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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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는 내보험 조회 서비스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보험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판단하고, 직접 GA 시장에 진출했다. 이미 GA가 보험시장에서 보험사 전속 설계사를 능가한 지 오래다. GA의 성장세에다, 불필요한 가입을 과도하게 권하지 않는 영업 전략을 더했다. 토스는 "기존 보험사들과 다르게 고객의 정보에 기반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며 "비대면 텔레마케팅을 중심으로 영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험시장에 파장이 상당하다. 선발 주자인 토스에 이어, 다른 보험 핀테크 업체들도 연이어 GA 시장에 뛰어들 거란 전망이 많다. 보험사들은 비대면 영업을 늘린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설계사들의 비중이 높고, 오프라인도 GA 의존도가 커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1000만 고객을 둔 토스를 비롯해 핀테크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면 보험사들이 입지는 더욱더 좁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토스 등 핀테크 업체들에 가입하는 고객은 비교적 젊고 직접 금융 상품에 가입하고 이용하는 우량 고객인 편"이라며 "보험 영업 특성상 토스가 얼마나 선전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그쪽에서 상품이 잘 팔린다고 하면 보험사들이 못마땅해도 협력을 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가 보험 시장의 한 축이 되는 건 시간 문제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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