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휴가 사용 환경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미국 메릴랜드. 이하 익스피디아 제공 |
매년 부족하게 느껴지는 휴가이지만, 지난 3년간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휴가 사용 환경이 가장 많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진행한 '유급휴가 사용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유급 휴가 사용일 수가 3년간 6일 늘었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크게 개선된 수치다.
해당 조사는 전 세계 19개국 직장인 1만114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익스피디아 관계자는 "올해 7월부터 실시된 주 52시간 근무제와 정부의 적극적인 휴가 권장 정책에 힘입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개념이 일상화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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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직장인들은 올해 평균 15일의 유급휴가를 받았고 그중 14일을 사용했다. 세계 평균에 해당하는 15일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16년 8일, 2017년 10일을 사용한 데 비해 크게 늘었다.
휴가 사용률도 증가했다. 한국인 10명 중 6명(61%)은 주어진 휴가를 모두 사용했다. 3년간 22%가 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세계 평균은 64%로 2016년 대비 1% 줄었다.
세계인의 휴가 사용 현황은 호주(14일), 홍콩(14일)이 한국과 동일했고 일본(10일), 태국(10일)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독일, 스페인은 응답자 대부분이 총 30일의 연차를 연중 전부 소진한다고 답했다. 유럽 국가들은 약 29일의 유급휴가를 받고, 평균 27일 이상 사용했다.
◇휴가 늘었지만 '쉼'에 대한 갈증은 여전
휴가 사용 환경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한국의 직장인들은 아직 더 많이 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72%)은 휴가 일수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지난해보다 10% 줄었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휴가 부족에 대한 인식은 세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밀레니얼 세대에 해당하는 2035 응답자 중 89%가 휴가 부족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했고, 36세부터 50세까지는 68%, 50대부터는 51%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휴가 사용 환경은 개선했지만, 여전히 '쉼'에 대한 갈증은 있다 |
◇전 세계 직장인 한목소리 "10일은 더 쉬고파"
휴가 부족에 대한 불만은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3년간 19%나 늘었다. 인도(75%)가 불만족도 1위를 기록했고 이후 한국(72%), 홍콩(69%), 말레이시아(67%), 프랑스(64%) 순이다.
전 세계인 모두가 현재 주어진 휴가보다 10일은 더 쉬어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도 같았다. 세계에서 가장 바쁜 국가 중 하나인 홍콩의 직장인들은 18일이 더 필요하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익스피디아 관계자는 "한국인의 인식이 점차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앞으로 휴가 사용 여부에 대해 고민하는 단계를 넘어 주어진 휴가를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계획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